[ 국내여행 ]/산행기

겨울(2010년 1월) 지리산 종주 제2부 : 성삼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

청운지사 2010. 1. 30. 21:32

2010년 1월 겨울 지리산 종주 산행

 

 

제2부[1월 25일(월)]  : 종주산행 1일차 성삼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  

 

 

06:40 숙소를 나와 아침식사가 되는 식당을 찾으려 하는데 바로 건너편에 있는 우림정이 불을 밝혀놓고 있다. 메뉴를 보니 김치찌개, 청국장, 돼지국밥 등이 눈에 띤다. 돼지국밥을 먹을까 했으나 주인아주머니 왈 아침식사로는 좀 무겁다고 하기에 청국장과 김치찌개(각 6,000원)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왔는데 예상외로 두 가지 다 맛이 훌륭했다. 특히 김치찌개는 젓국이 많이들은 푹 익은 김치 맛이 특별한 맛을 느끼게 한다.

 

[구례의 음식점 우림정]

 

 

07:30 아침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 배낭을 들고 나와 택시를 탔다. 성삼재까지는 30,000원을 내라고 한다. 종주계획을 세울 때는 경비절약을 위해 버스를 타고 성삼재까지 올라가려고 했으나 동절기(12월-4월)에는 버스운행이 중지된다고 하여 택시를 타게되었다. 오래 전에 구례에서 성삼재로 오르는 도로를 차를 몰고 지나 본 기억이 있는데 아직도 그 도로는 급한 경사에 뱀처럼 구불거린다. 성삼재에 거의 다다르니 길바닥이 얼어서 택시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온다.

  

08:05 성삼재에 도착했다. 구례 시내는 눈 한 점 없었는데 성삼재에는 전에 온 눈이 얇게 쌓여있고 나무들에는 상고대(서리꽃)가 피어 있었다. 지난여름 새벽에 문을 열었던 등산용품점 Lafuma는 불이 꺼져 있고 인적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성삼재주차장과 종주등산 시작점]

 

 

 

[지리산 종주산행 시작]

 

오늘은 성삼재출발하여 노고단고개, 임걸령, 삼도봉, 화개재 등을 거쳐 연하천대피소까지 갈 예정이다. 지도상의 산행시간은 약 6시간이며 산행거리는 성삼재에서 노고단고개까지의 거리 4.7km를 포함하여 15.2km이다. 반야봉은 대원들의 산행실력을 감안(ㅋㅋ)하여 오르지 않도록 했다. 

 

[종주 첫 날의 구간 : 성삼재 - 연하천대피소]

 

 

08:15 등산화 끈을 조여매고 종주산행의 첫 발을 내디뎠다. 영하 10도 이하로 느껴지는 날씨에 바람 마져 불기 시작한다. 오늘의 산행이 쉽지만은 않을 느낌이다. 노고단대피소까지 이어지는 차도를 따라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도로의 양 옆 나무에는 상고대가 화려하게 피어 있다. 노고단대피소까지 가는 길은 도로를 계속 따라 가는 방법과 중간에 등산로를 따라 질러가는 방법(출발하여 약 35분 정도 지점)이 있다. 등산로를 따라가면 약 700m 정도 단축하게 된다.

 

[출발준비 완료-찍어 줄 사람이 없어서 내가 없다]

 

[나는 김군과]

 

[노고단대피소로 가는 길]

 

 

[여기서 차는 우측으로 사람은 계단으로 감]

 

[노고단대피소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

 

 

08:56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다. 고도가 높아져 기온이 더 낮아져서인지 노고단대피소 주변의 나무들에 핀 상고대는 한 폭의 동양화다. 상고대의 장관을 감상하며 10여분을 쉬고 노고단고개로 접어들었다. 노고단대피소에는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노고단대피소]

 

[장관인 상고대를 배경으로]

 

[노고단대피소 주변 1]

 

[노고단대피소 주변 2]

 

[노고단고개로 향하여 출발]

 

[노고단고개로 올라가는 길]

 

 

09:16 노고단고개에 도착하다. 날씨가 맑아 우리가 가야할 지리산 연봉들(반야봉, 삼도봉, 촛대봉, 천왕봉)이 한 눈에 보인다. 지난여름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가까이에 있는 반야봉도 볼 수 없었다. 날씨가 좋아 노고단 정상에 가서 노고운해(老姑雲海)를 보려 했으나 무슨 이유인지 문을 막아 놓아 그만 두었다. 노고단고개에는 우리 외에 종주를 시작하려는 등산객이 3-4명 보였다. 그 중에는 단독산행을 한다는 50대로 보이는 여자 분도 있었다. 그 분께 부탁하여 지리산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노고단고개의 돌탑]

 

[지리산 종주 길에 만나는 봉우리들]

 

[우리가 가야할 종주 길을 배경으로]

 

[노고단 정상]

 

 

[여기서부터 천왕봉이 25.5km]

 

 

09:20 종주 능선 길에 첫발을 디디다. 상고대의 터널이 이어지고 등산로는 등산객의 발길에 딱딱하게 언 눈이 두텁게 쌓여 있다. 바람소리는 더 커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등산로 양쪽에 나무들이 많아 나무 위로는 윙윙 거리나 얼굴에 닫는 바람은 소리보다 약하게 지나간다. 그래도 바람은 찼다.

 

[종주능선 들머리에서 우리가 가야할 봉우리를 바라보고]

  

[상고대의 터널로 들어서서 간다]

 

[첫 산행이 지리산 종주가 된 김군]

 

[시야가 트인 곳도 나오니 구름이 바람에 숨 가쁘게 날아간다]

 

[피아골삼거리를 지났다(10:14)]

 

 

10:25 임걸령(林傑嶺, 1,320m, 노고단고개 기점 3.2km)에 도착하다. 임걸령 북쪽 30 여 미터 아래에는 시원한 샘물이 나온다. 한 겨울에도 이 샘물은 콸콸 나오고 있었다. 처음 계획은 중간에서 어제 구입한 떡으로 간식을 하고 연하천에서 늦은 점심을 하려 했으나, 출발 시간이 늦어져 점심식사를 할 수 없을 것 같이 물이 있는 이곳에서 라면이라도 끓여 먹고 중간에 떡을 간식으로 먹기로 했다. 국립공원에서는 취사를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겨울이고 눈이 많아 불이 날 염려는 없고 시간 상 어쩔 수 없었다. 바람을 피해 등산로 아래 바위 옆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임걸령]

 

 [임걸령의 샘물]

 

[임걸령에서 본 반야봉은 구름에 가려 있다]

 

[임걸령의 조망]

 

[라면을 끓이며]

 

 

11:25 임걸령을 출발하다. 임걸령은 옛날 의적이나 도적들의 은거지로 유명했으며 특히 의적 임걸(林傑)의 본거지였다 하여 임걸령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임걸령에서 보니 등산로가 급한 경사의 오르막이다. 1,432봉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임걸령에서 1432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12:00 노루목(1,498m, 노고단고개 기점 4.5km)을 지나다. 노루목에서 왼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가면 반야봉으로 올라가게 되고, 직진하면 반야봉 남쪽을 우회하여 바로 삼도봉으로 가게 된다. 지난여름에도 바로 삼도봉으로 갔는데 이번에도 반야봉은 옆으로 지나친다. 반야봉을 올라갔다 내려오면 2시간 정도 더 소요된다. 반야봉은 낙조가 아름답다하여 반야낙조(般若落照)라고 한다. 삼도봉으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가다 뒤를 돌아보니 반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음에는 저곳에 꼭 오르리라.

 

[노루목에서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길]

 

[삼도봉 직전에서 뒤를 돌아보니 반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120:30 삼도봉(1,499m, 노고단고개 기점 5.5km)에 올랐다. 삼도봉이라는 이름은 전라남도, 전라북도 그리고 경상남도 도계가 만나는 지점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삼도봉의 원래 이름은 낫의 날을 닮아 '낫날봉'이었는데 발음이 쉽지 않아 '날라리봉', '늴리리봉' 등으로 불리다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의해 삼도봉이라는 새 이름을 받았다고 한다. 이군은 삼도봉이 제일 궁금했다 한다.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내려가는 급경사로에는 총길이 240m의 목재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240m 보다 훨씬 길게 느껴진다. 이 목재 계단 길은 1999년에 설치되었다고 게시되어 있다.

 

[삼도봉과 그 뒤의 반야봉]

 

 

[삼도봉 기념촬영-따로]

 

 [또 나와 같이]

 

[삼도봉의 조망]

 

[화개재로 내려가는 240m 길이의 마의 목재 계단 길]

 

 

12:57 화개재(1,360m, 노고단고개 기점 6.3km)에 도착하다. 화개재는 지리산 능선에 있던 옛날 장터의 하나로 경남에서 연동골을 따라 올라오는 소금과 해산물, 전북에서 뱀사골로 올라오는 삼베와 산나물 등을 물물교환 하던 장소라고 한다. 등짐을 지고 올라오며 비지땀을 흘리던 옛날 사람들이 눈에 훤히 보이는 듯하다. 화개재에서 떡을 꺼내 간식을 했다.

 

 

[화개재의 장터(?)]

 

 

13:55 숨이 턱에 닿을 즈음 토끼봉(1,534m, 노고단고개 기점 7.5km)을 지나다. 토끼봉 근처에는 헬리콥터 착륙장이 있고 그 끝에 칠불사에서 토끼봉으로 오르는 탐방로를 2026년 말까지 통제한다는 게시판이 있다. 그 게시판의 지도에는 현재위치가 반대로 되어 있다.

 

[토끼봉]

 

[토끼봉의 조망]

 

[토끼봉-칠불사 탐방로가 2026년 말까지 통제된다는 게시판]

 

 

15:27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7시간 12분 경과하여 연하천대피소(1,510m, 노고단고개 기점 10.5km)에 도착하다. 연하천대피소의 샘물은 이제 한 가닥만 흘러내린다. 연하천대피소의 상세한 소개는 지난여름 종주산행기에 있다. 동절기에는 17시에 잠자리가 배정된다. 잠자리를 배정 시에 모포(1,000원/장)나 침낭(2,000원/개)을 대여할 수 있다.

 

[연하천대피소]

 

[연하천대피소의 샘물]

 

 

취사장에 자리를 잡고 밥을 짓고, 찌개를 끓이고 어제 저녁에 구입한 삼겹살에 김치와 고추장을 넣고 볶아 소주를 마셨다. 산에서 마시는 술은 잘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도 3홉들이 플라스틱 병 소주를 네 개나 마셨는데 별로 취기가 오르지 않는다. 동절기에는 소등시간이 20:30이라 20경 설거지를 마치고 침실로 돌아왔다. 연하천대피소는 인터넷으로 예약은 하지만 숙박비는 현장에서 내도록 되어 있다. 한전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오로지 태양전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등불이 약하고 난방은 춥지 않을 정도로 들어온다.

 

[연하천대피소에서 해피 아워 - 마치 광부같은 내 모습 ㅋㅋ]

 

 

22:30 직원이 소등을 하고 가기에 잠을 청하다.

 

[연하천대피소의 침실풍경]

 

 

[제 2 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