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3성 배낭여행 : 제10부] 아! 백두산 - 서파 코스의 환상적인 천지 풍경
중국 동북 3성 배낭여행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 백두산(중국 이름 長白山)에 오르는 날이다. 걸어서 오르는 산이 아니기에 등정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내게 언제나 신비로운 산이었던 백두산의 연봉들과 천지를 보게된 것이다. 백두산에 가서 천지를 보려면 하늘이 도와야한다고들 한다. 높은 봉우리라 맑게 개인날도 백두산 봉우리에 걸쳐있는 구름때문에 천지의 모습을 전혀 보지 못하고 내려왔다는 여행자들도 많다고 했다.
중국에서 백두산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이도백하에서 숙박을 하며 백두산에 다녀오는 것이다. 백두산에 오르는 코스는 북파, 서파, 남파의 3가지가 있는데 가장 많이 찾는 길이 북파 코스다. 북파 코스의 경우 천지는 물론 비룡폭포(중국 이름 "장백폭포")를 볼 수 있으며, 현재는 출입을 막아놓았지만 천지의 물가에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서파의 경우는 백두산을 이루는 봉우리들이 연결된 능선(마천우와 저운봉 사이)에 올라 천지를 조망하는 것으로 끝이나기는 하나 백두산의 야생화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도백하에서 백두산에 가기 위해서는 우선 백두산공원(중국 이름 "풍경구")의 입구(중국말로 "산문")까지 가는 교통편을 확보해야 한다. 패케이지로 갈 경우는 관광버스로 바로 산문까지 가게되므로 걱정이 없겠지만 자유여행의 경우는 대중교통수단이 없는 이 구간을 택시대절이나 숙박업소나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합승버스를 타야한다. 이도백하에서 북파 산문까지는 40km가 조금 안되며 합승버스의 경우 왕복 25元이다. 서파 산문까지는 약 80km로 왕복 60元이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는 북파만 다녀오기로 했었는데 여행 중에 이런 생각을 했다. "언제 내가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이번에 북쪽 서쪽 모두 가보아야겠다"라고. 이리하여 계획을 수정하여 북파와 서파 코스를 모두 가보기로 하고 우선 서파를 먼저 찾기로 했다. 서파 코스의 경우 송강하라는 도시가 더 가깝기 때문에 송강하에서 숙박을 하며 다녀오는 이들도 많다.
제 11 일 2011. 8. 2 (화) 백두산 서파산문 코스 - 아! 환상의 천지여~~
맑음, 구름 조금
06:00 숙소에서 뷔페식 아침식사(5元/인)를 했다. 삶은 계란 1개에 죽, 꽃빵, 두부조림 그리고 몇 가지의 반찬이 나온 아침식사는 가격대비 훌륭하다. 계란만은 딱 1개만 먹을 수 있다.
07:10 어제 예약 해 둔 서파 산문으로 가는 미니버스가 숙소를 출발하였다. 서파 산문으로 가는 미니버스에는 빈자리가 하나 없이 만원이다. 다행이 구름이 조금 끼기는 했으나 날씨가 맑다. 허긴 맑은 날에도 갑자기 구름이 천지를 덮어버리는 게 백두산이라고 하기는 한다만…… 어제의 젊은 부부 가족도 같이 떠나고 심양에서 직장에 다닌다는 아가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탔다. 숙소에서 서파 산문까지는 78km라고 했는데 가는 도로 양편에는 울창한 숲이 계속 이어졌다.
08:35 서파 산문에 도착했다. 기사는 차를 세우며 5시까지 오지 않으면 출발 할 것이라고 다짐을 한다.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바로 입장권을 구입하였다. 입장료는 1인당 100元이고 공원 내부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비가 85元 이었다. 보험은 선택사항으로 1인당 5元이다. 서파 코스의 경우 이 이상의 비용은 들지 않았다.
09:00 서파 코스 백두산의 산정 가까이 까지 올라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이른 시간이기 때문인지 기다리는 줄이 길지 않았다. 우리보고 미니버스를 타라고 하기에 다음에 출발하는 대형버스를 타겠다고 버티니 그러라고 한다. 그런데 이 버스기사의 운전하는 자세가 완전 과격파다. 커브를 원 속도로 돌아 승객들 모두 의자를 붙들고 지탱하는데 이러다 뒤집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나라 같으면 큰소리 내지 욕이 나올 만한데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한참을 올라가니 이제 나무들이 모두 없어지고 초원이 된다. 봉우리 위쪽으로 구름이 약간 있기는 하나 맑은 날이다. 정상이 가까워 올수록 백두산의 산세는 웅장해 보인다.
09:38 천지 바로 아래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정상까지 계단이 길게 설치되어 있다. 어떤 자료에 보니 1300 몇 계단이라고 나와 있었는데 지금은 계단이 두 줄이라 정확한 계단의 개수를 말할 수는 없다. 계단을 오르는데 숨이 가빠온다. 계단 양쪽 기슭에는 수많은 야생화가 피어있다.
10:05 천지가 눈앞에 들어온다. 정말 경이로운 풍경이다. 이 세상 그 어떤 풍경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이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고 배낭에 담아간 소주를 꺼내 마셨다. 젊은 부부가 눈에 띄기에 소주를 건넸다. 한 모금을 마시더니 자기는 소주를 잘 안 마시는데 너무 맛있다며 한 번 더 마시고 싶다고 하기에 다시 건네주었다. 5호 경계비가 북한과의 국경이라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 땅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 와중에 중국 군인들이 나타나 관광객들을 중국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었다.
10:50 천지를 뒤로하기가 아쉽기는 하나 이제 내려가야 한다. 내려오며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고 땅속을 스며들어 나오는 천지의 물을 병에 담아 마시는데 냉장고의 물보다 더 찼다.
11:20 주차장에 내려오니 금강대협곡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그 버스에 올라 바로 금강대협곡으로 가는 길에 梯子河에 잠시 정차하였다.
12:10-12:45 금강대협곡을 둘러보았다. 거창한 이름에 비해 협곡은 그리 웅장하지 못했다. 내가 이전에 너무 많은 협곡들을 보았기 때문일까? 협곡 주차장에서 다시 셔틀버스에 올라 마지막 볼거리 王池로 향했다.
13:05-14:00 산문(입구)으로 내려가는 길 마지막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미니버스를 타고 왕지(王池) 주차장까지 갔다(약 10분 소요). 야생화 군락지를 오래 걸어 왕지에 들어갔다가 갔던 길을 되돌아 나왔다. 멀리 보이는 백두산의 연봉이 아름답다. 야생화 군락지 입구의 글이 재미있다. "七月这里是花的海洋(Here's July is the Ocean of Bloom)". 이곳의 7월은 꽃이 해양을 이룬단다. 7월이 지나서인지 꽃이 많이 지고 있었다. 왕지를 나오니 이제 더 갈 곳이 없다. 서파의 볼거리는 이게 끝인 게다.
14:30 셔틀버스를 타고 산문까지 내려와 일정을 일찍 마쳤다. 17시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식당이 보이기에 식사를 할까 하여 가 보았으나 여의치가 않았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는 일행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16:35 숙소로 가는 미니버스가 서파 산문을 출발하다. 동승했던 관광객들 모두 백두산 천지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안고.....
17:45 숙소에 도착하여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18:50 숙소의 식당에서 고기덮밥, 비빔밥, 야채볶음 등을 주문하여 저녁식사를 했는데 맛이 기대 이상이다.
아! 백두산!! 아! 천지!! 그 모습 내게 오래도록 남으리라!!
방으로 올라오니 내 나이 쯤 되어 보이는 남자와 아줌마가 있다. 오늘도 우리만 지낼 수 있기를 바랬는데…… 다행이 한국인 부부였다. 내일 북파 코스로 백두산에 올랐다가 밤기차로 떠난다고 했다. 내일은 동행이 생겼다.
세탁을 하며 로비에서 컴퓨터를 하는데 한국의 젊은 학생 남녀가 있다. 저녁에 이도백하 시내에서 양다리 구이를 먹었다기에 위치를 알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