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 하노이 자유여행(제11편) 하노이(Hanoi)
미얀마 + 하노이 자유여행(제11편)
하노이(Hanoi)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2006년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하기로 하고 제자 3명과 같이 13일간 하노이로 입국하여 후에(Hue), 나짱(Na Trang)을 경유하여 호치민 씨티(Ho Chi Minh City)까지 종주를 했던 경험이 있다. 이 여행이 나를 방학마다 외국으로 내모는 계기가 된 것이다. 서두에서 기록한 바와 같이 하노이의 방문은 미얀마행 베트남 항공 항공권을 구입하고 보니 하노이에서 stop over를 하여도 추가 요금이 없다고 하기에 베트남에 가본 경험이 없는 집사람을 위해 나흘동안 머무르게 되었다.
제 16 일 2012. 2. 9 (목) 하노이 둘러보기
07:30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했다. 이 숙소에서 머물렀던 어떤 여행자는 아침식사가 별로라고 블로그에 올려놓았던데 내게는 저렴한 숙박비에 비해 근사한 아침식사였다.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볶은 국수, 볶음밥, 빵, 계란 부침, 햄, 커피 등이 제공되었는데 배고픈 여행자들에게 충분히 먹을 수도 있고 맛도 괜찮았다. 밖을 내다보니 가는 비가 계속 내린다.
08:50 숙소를 나서는데 어제 밤의 숙소 종업원이 또 묻는다. “하롱 베이 투어를 할 계획인가요?” “그렇기는 한데 오늘 친구를 만나면 그 친구가 주선을 해 줄 것 같은데” “하노이에 친구가 있어요?” “Yes!”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했다. “그런데 하롱 베이 투어는 얼마지요” “30달러요”. 예상 보다 비싸다. 세탁비용이 Kg에 40,000동(약 2달러)인 세탁물을 맡기고 숙소를 나서 일단 6년 전의 여행사 Marco Polo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는다. 시내의 모든 여행사는 거의 Sinh Cafe로 바뀌어 있었고 숫자도 엄청나게 늘어 있었다. Sinh Cafe 중에 한 곳에 들어가 하롱 베이 투어 요금을 물어보니 18달러라고 한다. 6년 전과 동일한 가격이다. 돌아다니다 보니 세탁을 하는데 1kg에 1달러라도 게시된 곳이 눈에 띈다. 숙소에서는 2배를 받는다. 후회 해보니 뭘 하나.
09:10 Cau Go 거리의 작은 Sinh Cafe에 들어가 하롱 베이와 땀콕 투어를 예약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6년 전에 하노이에 왔다가 두 곳 다 다녀봤다고 하니 Ha Long Bay와 Perfume Pagoda를 추천한다. 하롱 베이는 1인당 18달러이며 Perfume Pagoda는 24달러에 세금 별도라고 한다. 여행사 직원의 추천대로 하기로 했다. 도대체 “향기 불탑”이라니? Perfume Pagoda는 주말이면 사람이 너무 많으니 내일 먼저 다녀오고 다음 날 하롱 베이를 가라고 권한다. 그 친구의 제안대로 예약을 했다. 총액이 세금을 포함하여 2명에 94.6달러다.
09:35 Hoan Kiem 호수의 Ngoc Sun 사당과 주변을 돌아보았다. 6년 전에 비교하여 하노이는 훨씬 깨끗해 졌다. 그리고 당시 시내도로는 거의 자전거와 오토바이 물결이었었는데 지금은 자동차가 절반쯤 차지하고 있었다. 6년 전에 비하여 훨씬 잘 사는 모습이 눈앞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10:35 수상인형극을 예약(60,000동/인) 하고, 6년 전에 가보지 못했던 오페라하우스를 찾았다. 안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었는데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외관은 유럽의 어느 오페라하우스 못지않았다. 비가 계속 내려 걷기가 불편하다. 오페라하우스를 나서 가판대에서 하노이 지도를 사들고 2번 시내버스를 탔다.
11:30 Chu Van An 거리에서 내려 호치민 묘역을 찾았다. 오늘도 개관시간에 늦어 호치민 묘와 박물관 내부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호치민 박물관 앞에 있는 Mot Cot 사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무슨 신령한 기운이라도 있는 것일까?
12:00 호치민 묘 북쪽에 위치한 대통령궁을 지나 서호(Ho Tay)로 갔다. 6년 전의 노천 cafe가 기억난다. 호수 주변에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훌치기낚시를 하고 있었다. 훌치기낚시에 잡히는 고기가 있나? Hoang Hoa Tham 거리로 나와 14번 버스를 타고 숙소 앞에서 내려 6년 전에 갔던 Bun Cha 음식점 Dac Kim을 찾아갔다.
13:10 Dac Kim은 옛 그대로였다. 좁게 돌아가는 계단을 따라 2층에 자리를 잡으니 주문 없이 바로 음식이 나온다. 국수와 야채는 테이블에 상시 준비되어 있고 육수에 적신 고기 동그랑땡과 스프링롤이 나왔다. 맥주 2병을 포함하여 220,000동이다. 11,000원 정도니 맥주 1병에 국수 1인분이 5,500원꼴이다. 6년 전에 비교하여 2배 정도 비싸졌다. 그러나 맛은 더 나아진 느낌인 것은 오랫동안 먹고 싶어서일까?
점심식사를 하고 나와 성당을 거쳐 2번 버스를 타고 문묘로 가려고 했으나 집사람이 피곤하다며 쉬고 싶다고 한다. 호안 엠 호수 옆의 은행에 들어가 60달러를 환전하니 1,248,000동을 준다. 은행에서 안내를 하는 아가씨가 예쁘다. 영어를 곧잘 하고 K-Pop fan이라고 했다. 환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14:25). 이제 비는 그쳤다.
16:00 혼자 숙소를 나서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23번 버스를 탔는데 예상과 달리 전혀 알 수 없는 곳에 가더니 종점이란다. 버스에서 내려 호안 끼엠 호수를 물으니 앞길을 따라 가면 된다고 한다. 지도를 보니 10블록쯤 남쪽으로 떨어진 곳이었다. 버스 노선을 알 수 없으니 걸어보기로 했다. 30분 이상 걸어 호안 끼엠 호수에 도착했다. 문묘는 포기하고 6년 전에 노상에서 마시던 Bia Hoi(비아 호이, 길거리 생맥주)가 있는 지 찾아보기로 했다.
17:20 6년 전의 Bia Hoi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바뀐 것이라고는 집이 깨끗해지고 맥주가 좀 차졌다는 것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맥주 값이었다. 2,000동을 하던 맥주 한 잔은 5,000동이었다. 지린 맛은 예나 지금이나 똑 같았다.
18:00 숙소를 나서 저녁식사 할 음식점을 찾았다. 제대로 된 월남국수집을 찾아가보자고 하여 베트남에 여러 체인점을 두고 있는 호안 끼엠 호수 남단의 Pho24를 찾았다. 깨끗하기는 하나 전통적인 맛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19:30 수상인형극장에 가서 20시 공연을 기다렸다. 10여분 정도 지나 입장을 하고 공연은 정시에 시작되었다. 우리에게 지정된 자리에 앉아 있는데 일본인 관광객을 이끌고 다니는 가이드가 좌석번호가 맞느냐고 한다.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 직원이 오더니 앞자리이기는 한데 옆 자리로 옮길 수 없느냐고 한다. 옆자리는 갈 수 없다고 했다. 여하튼 이번 여행에 일본 놈들은 계속 내 심사를 건드린다. 공연은 그저 그랬다.
21:00 인형극이 끝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어깨에 메고 다니는 파인애플 장사가 눈에 띈다. 얼마냐고 물었는데 대답대신 무조건 두 쪽을 담아 내민다. 다시 물었다. 얼마냐고? 하나에 5만동이라고 한다. 정신이 멍해지며 갑자기 계산이 안 된다. 5만동이면 얼마지? 두 개면 10만동이고…… 머뭇거리니 8만동이라고 했다가 다시 7만동, 사지 않겠다고 하니 그러면 만동만 더 달라고 한다. 결국 6만동에 파인애플 두 쪽을 사들고 왔는데 이게 바로 바가지를 쓴 것이다. 6만동이면 약 3,000원인데 미얀마에서는 1쪽에 대략 700원 정도이니 두 배도 더 준 것이다. 이렇게 얼결에 당하다니…… 베트남에 대한 좋던 느낌이 가실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