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Java, Bali) 자유여행] 제5부 : Bromo(브로모) 화산
인도네시아[Java & Bali] 배낭여행
오늘은 Java 섬 중부와 동부 사이에 걸쳐있는 Bromo(브로모) 화산(Gunung=산 Bromo)을 찾는 현지 tour 첫날이다. 족자카르타를 떠나 동북쪽으로약 380km를 가면 북쪽해안의 도시 Probolinggo에 다다르게 된다. 이 도시는 Bromo 화산으로 가는 전진기지 격인 도시이며 이곳에서 Bromo 화산의 주변에 위치한 숙소까지 올라가게 된다. 도착예정시간은 20시다.

Bromo 화산은 Java 섬 동부지역의 중앙에 위치한 높이 2,392m의 화산으로 주변에 Batok(2,440m), Semeru(3,676m) 등의 화산들과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보이는 곳이라고 한다. 특히 Bromo 화산은 30분 정도의 트래킹으로 분화구에 올라갈 수 있는 화산이다.
여행사에서 설명한 다음날의 Bromo 화산 투어 일정은 새벽 03:30에 Jeep를 타고 Bromo 화산과 주변의 화산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Penanjakan 산 정상의 전망대(2,706m)에 올라가 일출의 햇빛을 받으며 변하는 Bromo 화산의 모습을 보고 내려와 Bromo 화산 분화구까지 오르도록 짜여 있었다.
제7일 2013년 1월 16일 (수) 족자카르타 ⇨ Bromo 화산
오전 맑음, 오후 비
06:00 숙소를 나서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거리에는 아침식사를 파는 포장마차들이 여기저기 서있고 그 주변에는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주민들이 대부분 손으로 밥을 먹고 있었다.







07:00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했다. 밥, 야채 스프, 닭볶음, 청국냄새 나는 반찬 등이 나왔다.
08:30 여행사에서 온 미니버스가 숙소 입구에 왔다. 우리가 머무른 숙소 건너편에서 3명(남1, 여2)이 나오는데 한국 사람들이다. 이들과 동행하게 되었다. 7명을 태운 미니버스는 바로 출발하였다. 공항을 지나 Prambanan을 거쳐 Jogja 시내를 벗어났다.

13:30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휴게소에서 40분 정도 정차하였다. Fried Noodle Special을 주문했는데 Special이 붙은 이름 그대로 괜찮은 음식이었다. 어떤 여행자의 글에 이곳 음식이 맛이 없다고 했었는데 우리 일행은 모두 만족해했다(115,000Rp without beer). 여하튼 사람 입맛은 모두 다르다는 말이 맞는가보다. 그곳은 우리와 같이 여행사를 통해 Bromo 화산 tour를 하는 사람들의 집합소 같았다. 그곳에서 한국사람 4명을 더 볼 수 있었다.



14:10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온 미니버스는 속도를 내지 못한다. 같이 동승한 사람들은 스리랑카를 거쳐 Surabaya로 들어와 Jogja로 갔다가 다시 반대로 tour를 한단다. 게다가 tour를 마치고는 족자카르타로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아마 이곳 여행정보를 제대로 준비하고 오지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Ijen 화산까지 간다고 하니 Java 섬 거의 동쪽 끝까지 갔다가 다시 Jogja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오후 늦게부터 비가 많이 쏟아져 미니버스의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어디서인가 기사에게 위치를 묻는 전화가 몇 차례 오는 것을 보니 우리가 많이 늦어지고 있는 가보다.

19:30 일정표에는 20시에 호텔에 도착한다고 했는데 30분을 남겨놓고 Java 섬 동북부 마을 Probolinggo에 있는 여행사에 도착하더니 차를 갈아타라고 한다. 여행사 직원이 내게 Ijen 화산이 더 좋다고 한다. 지금 변경(추가)이 가능하냐고 물으니 “No Problem!” 이란다. “얼마를 더 지불해야 하냐?”고 하니 “400,000 per person!” 이게 무슨 소리??. Jogja에서 했으면 290,000만을 더 보태면 되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원…… 일정표를 보여주며 그 상황을 이야기 하니 그러면 300,000을 더 내라고 한다. 10,000을 마저 깎을까 하다가 그냥 주었다. 계약서를 다시 써준다. Jogja - Bromo - Ijen(이젠) - Bali 1인당 총액 730,000Rp. 이렇게 기재된 계약서 달랑 한 장이다. 물론 4 person이라고 되어 있기는 하다.

19:45 여행사를 떠난 새 미니버스는 약한 오르막을 잠시 오르더니 점점 급경사를 이루는 도로를 끝도 없이 오른다. 기사 옆에는 아들로 보이는 아이가 탔다. 볼펜 3자루를 줬다. 경사는 급한데 캄캄하니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구불거리는 도로를 한도 끝도 없이 올라간다.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가는 또 지나가고 또 나타나고…..
20:55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 Cemara(=Pine) Indah(=Beautiful) 호텔에 도착하였다. 이 호텔은 지난 여행자의 설명으로 우리의 목적지 Bromo 화산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있다고 하는데 달도 없이 캄캄한 밤이니 알 도리가 없고 게다가 고도가 높아져 한기가 도니 밖에 나와 있을 생각조차도 할 수 없다. 호텔식당은 밤 10:30까지 문을 연다고 하는데 귀찮기도 하고 가지고 온 컵라면 처치도 필요하고 하여 방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컵라면에 고추장, 어제 슈퍼마켓에서 사온 아보카도, 오이 등 성찬이 되었다. 내일은 새벽부터 일정이 시작된다. 커피포트 물이 끓지 않아 다른 콘센트에 꼽고 들고 서 있었다.
제8일 2013년 1월 17일 (목) Bromo 화산 Tour ⇨ Ijen(이젠) 화산
오전 맑음, 오후 늦게부터 비
03:30 출발 준비를 마치고 나오니 같이 동행한 최선생님의 부인이 지난밤에 오한이 나고 체기가 있어 오늘 아침일정에 참석치 못하시겠다고 한다. 여행 중에 가끔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걱정이 많이 된다. 게다가 오늘 내일이 이번 인도네시아 여행 중에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날인데…… 어쩔 수 없이 셋이서만 다녀오기로 했다.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별이 많이 보인다. “오늘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03:45 어제 같이 동행한 3명 등 6명이 Jeep에 올라 Bromo 화산 둘러보기를 시작했다. 출발에 앞서 국립공원 입장료는 25,000Rp/인씩 지불하고 바로 Jeep에 올라 출발하였다. 짙은 어둠을 헤치고 동내를 내려오던 차는 갑자기 검은 흙으로 보이는 황량한 사막지대를 가르고 가는데 중간 중간 물이 흘러 파인 곳을 마구 건너가기도 한다. 그런 평원을 한참동안 가더니 갑자기 급경사로 접어들어 또 수 십 분을 올라간다.
04:20 먼저 도착하여 주차된 Jeep들 끝에 차를 세우더니 기사 왈 “Come back 6 o'clock!”이라고 한다. 차에서 내려 7-8분을 올라가니 전망대 정자가 보이고 그곳 주변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해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이 Bromo 화산을 포함한 화산군을 조망할 수 있는 Penanjakan 산 정상의 전망대(2,706m)다. 아직 빛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동쪽 하늘에 차츰 작은 빛이 보이더니 앞의 분화구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카메라 셔터를 수도 없이 눌러댔다.
05:40 밝아지기는 했으나 동쪽 하늘을 덮은 구름 때문에 일출을 볼 수는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분화구의 아름다운 풍경만 담아 전망대를 내려왔다.
05:50 다시 Jeep에 승차하여 급경사 길을 내려왔다. 우리가 올라간 바로 그 길이었다. 끝에 다다르니 아까 지났던 흑색 평원이 나온다. 바로 화산재로 덮인 사막이었다. 칠흑 같은 어둠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던 그 길 중간에는 벌써 여러 대의 Jeep들이 서 있고 등산하는 사람들을 태우려는 말들이 우리 차를 향해 온다.
06:15 차에서 내리니 마부들이 “50 thousand”를 외쳐댄다. “No thanks! Don't follow me!!” 마부들을 비켜가며 전면에 김이 솟아오르는 Bromo 화산 분화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06:45 드디어 오늘 새벽 tour의 최종 목적지 Bromo 화산 분화구 위에 올라섰다. 많은 양의 김이 솟아오르고 있어 분화구의 속을 들여다 볼 수는 없었으나 실족하면 바로 굴러 떨어져 단숨에 빨려들어 갈 것 같은 큰 분화구가 수증기를 계속 토해내고 있었다.
07:30 Jeep에 올라 숙소로 돌아왔다. 기사는 평원 끝을 가리키며 Savanna라고 하며 그곳에 가겠냐고 한다. 숙소로 돌아가자고 했다. 숙소에 돌아와 보니 최선생님 부인은 상태가 계속 좋지 않았다. 우리가 가지고 간 정로환과 알마겔을 드시도록 했다. 우리가 하루 밤을 보낸 숙소는 분화구 전체가 보이는 절벽 위에 서 있는 게 아닌가? 시쳇말로 끝내주는 위치다.
08:00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했다. 나시고렝, 미고랭 등 비교적 괜찮은 아침식사가 나왔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샤워를 한 다음 출발준비를 했다.
09:25 어제부터 동행한 3명과 같이 미니버스에 승차하여 숙소를 떠났다. 우리를 태운 미니버스 기사는 어젯밤 우리를 숙소까지 pickup 했던 같은 사람이다. 오늘도 옆자리에 아들을 태웠다. 내려가는 좁은 도로는 우리가 어젯밤에 느낀 것보다 훨씬 급한 경사의 길이고 도로 양쪽에는 마치 수직으로 선 것 같은 산을 개간하여 작물을 심어 놓았다. 파, 양배추, 배추, 감자 등이 보인다.
10:35 어젯밤 미니버스를 갈아탔던 여행사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또 다른 미니버스로 갈아탔는데 기사가 어제 우리를 족자카르타에서 데려다 준 친구다. 이 친구는 사무실이 Probolinggo에 있다고 하는데 오늘 우리를 다음의 목적지 Ijen 화산 가까이에 있는 숙소까지 태워다 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탈 미니버스가 시동이 걸리지 않자 우리나라에서 옛날에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 밀어서 시동을 걸던 그 방법으로 시동을 건다. 아니 이런 차를 타도되는 것인가?
10:45 Probolinggo를 출발하였다. 미니버스는 2차선 4차선이 계속 바뀌는 Java 섬 북쪽 해안에서 거리가 조금 떨어진 도로를 따라 달려가는데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도로가 해안을 따라 난 곳으로 접어들었다.
13:00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휴게소에 정차하였다. 해물볶음밥을 주문했는데 좀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 집 주인 친구는 좀 고상한 체 한다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친구 계산서를 달라고 하니까 와서 하라고 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경우인지 내 원 참.
13:40 휴게소에서 40여분 정도 점심식사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하였다. 해안도로가 계속되다가 내륙으로 들어서서 어느 정도 나아가니 Bondowoso 이정표를 따라 접어든다. 점차 고도를 높이더니 산 중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한동안 가더니 차단기가 내려져 있고 초소가 나타난다. 기사가 몇 마디 외치니 차단기가 올라간다. 오늘의 숙소가 Coffee Plantation에서 운영을 한다더니 바로 그곳인 모양이다.
16:00 오늘의 숙소 Arabica Home Stay에 도착하였다. 방을 배정 받았는데 곰팡이 냄새가 난다. 숙소 주변의 정원은 잘 가꾸어져 있었고, 숙소 후면은 커피 가공공장 건물이 줄지어 있었다.
18:30 저녁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갔는데 좀 황당하다. 메뉴를 달라고 하니 왼쪽에 뷔페 50,000Rp, 오른쪽에 음료수다.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고 값은 왜 이리 비싼지? 손님이라고는 우리가 타고 온 미니버스 일행 7명에 외국인 2명이 전부인가 보다. 식사 말미에 다른 팀 3명 중 나이 적은 여자가 우리 자리에 합석하여 같이 소주를 마셨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아직 20시도 못되었다. Wi-fi마저 되지 않는 방으로 들어와서 일기를 쓰며 시간을 죽였다. 숙소의 종업원이 내일은 아침식사가 03:30이고 04시에 출발한다고 일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