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울릉도 - 제3, 4일 : 성인봉 등산하고 다음날 집으로
2014-09 울릉도[독도] 여행
제3일 2014년 9월 30일(화) 성인봉 등산
오늘은 울릉도 방문 두 번째 목적(성인봉[聖人峰] 등산)을 실행하는 날인데 아침에 깨어보니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댄다. 어제 기상예보에 비바람이 불겠다고 하더니 예보가 맞는구나. 그런데 사실 이번 여행을 떠날 때는 기상청의 예보가 1주일 내내 날씨가 좋겠다고 하여 떠났었다. 그런데 이틀 앞을 맞추지 못했다. 예보에 비가 일찍 그친다고 했으니 9시 지나 성인봉 등산을 실행하기로 했다. 다행이 비는 8시 이전에 그쳤다.
소식을 들으니 동해안에 파랑주의보가 발령되어 울릉도를 떠나거나 들어오는 모든 선박의 운행이 통제되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만약 오늘 독도를 가려 했으면 떠나지도 못할 뻔 하였다. 오늘 울릉도를 떠나 묵호 등으로 가려던 모든 승객은 발이 묶여 버렸다.
08:50 숙소 1층에 있는 다애식당에 가서 백반(8,000원)과 된장찌개(9,000원)을 주문하여 아침식사를 했다. 이 역시 내 생전에 제일 비싼 백반과 된장찌개다.
[울릉도의 된장찌개]
09:30 1번 시내버스에 올라 성인봉 등산 코스의 시작점인 KBS 중계소로 향하다.
09:40 KBS 중계소 올라가는 입구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였다. 동쪽인 도동항쪽에서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정상 쪽은 구름이 가득하여 정상에 올랐을 때 조망은 기대하기 어려운 날씨다. 버스에서 내려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7,8 분을 오르면 KBS 중계소를 지난다. 어느 블로그의 글에 등산 초입에 출렁다리가 있다고 했는데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 다리는 대원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출발 후 50분이 지나서 나타났다.
[성인봉 등산 시작지점 : KBS 중계소 코스]
[KBS 울릉중계소]
[KBS 울릉중계소 건너편의 카라반파크]
[성인봉 등산 기점]
[성인봉 등산 기점에서 바라본 도동항]
[반달모양 다리를 지나면...]
[출렁다리 통과 10:32]
10:40 완만하게 1시간가량 동쪽 사면을 오르던 길은 왼쪽으로 꺾이며 가파른 길로 접어든다. 10분 남짓 오르면 팔각정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구름이 덮여 아무 경치도 볼 수 없었다. 잠시 완만하게 오르던 등산로는 깔딱고개라고 불린다는 가파른 구간을 한참동안 올라 안평전으로부터 오르는 능선 길을 만났다.
[등산로 1]
[등산로 2]
[팔각정 통과 10:32]
[사동 방향에서 올라오는 안평전 코스와 만나는 삼거리 통과 11:12]
[등산로 3]
[성인봉 정상 직전의 이정표, 정상을 다녀와 나리분지로 하산]
11:40 산행시작 2시간 만에 울릉도의 제일 높은 곳 성인봉(聖人峰, 해발 984m)에 도착하였다. 예상대로 정상에서 보이는 것은 안개뿐이었다. 나쁜 날씨에도 불고하고 성인봉에는 여러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서울의 어떤 교회에서 온 일행들은 여기서도 시끌벅적하다. 나도 교회를 다니기는 하지만 왜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이렇게 시끄러운지 모르겠다. 그 일행에는 목사도 끼어있는데 말이다. 사과를 하나 꺼내 먹고는 서둘러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길은 시작부터 나무로 된 계단이다.
[성인봉 정상 인증]
[나리분지 방향 하산은 시작부터 계단]
12:20 약 600여개의 계단을 내려오니 나리분지 전체가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한 눈에 다 넣기 어려울 정도로 너른 분지가 펼쳐졌는데 그 안에 봉우리가 하나 솟아 있었다. 알봉이라고 부르는 이 봉우리는 분화구인 나리분지 안에 다시 마그마가 솟아올라 형성된 분화구이다. 전망대를 떠나면 계속 계단이 이어진다.
[나리분지와 주변의 형상]
[나리분지와 구운데 봉우리 알봉]
12:35 드디어 계단을 모두 내려섰다. 어떤 등산객이 계단의 숫자를 100개마다 적어 놓았는데 1,500개에서 끝이 나고 나머지를 더해보니 대략 1,600개의 계단이 계속되었다. 계단 길이 끝나는 지점은 신령수 계곡이며 여기부터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여기까지 성인봉에서 1,400계단]
[계단의 끝자락에 수십개의 계단이 추가되고 있었음]
[이 사람들은 앞으로 1,600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함^^]
12:47 신령수 샘이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이곳부터는 원시림 속의 평지를 걸어가는 산책길이다. 나리분지 안에 들어서니 투막집이 보인다.
[신령수 샘]
[신령수 샘 앞의 족욕탕]
[나리분지의 투막집]
[등산로 주변 지천에 깔린 마가목]
[울릉도 자생 섬백리향 군락지]
13:20 드디어 성인봉 산행의 종착지 나리분지 마을에 도착하였다. 산행 시작 3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나리분지 마을에서 천부로 나가는 버스는 도착 5분 전에 출발한 게 아닌가? 다음 버스는 15:05에나 있다.
[나리분지에서 성인봉으로 오르는 출발지점]
[나리분지에서 천부까지는 3.8km]
13:25 성인봉 산행 시작점에 있는 늘푸른산장식당에 들어가니 산채비빔밥이 있는데 8,000원이다. 아마 울릉도에서 제일 저렴한 음식인가 싶다. 산채비빔밥과 동동주 반 되(5,000원)를 주문하여 맛난 점심식사를 했다. 여러 가지 묵나물이 듬뿍 들은 비빔밥과 명이 장아찌 등의 반찬이 입맛을 돋우었다. 다만 묵은 김치의 냄새가 젓가락을 가지 못하게 한다.
[나리분지 늘푸른산장식당의 산채비빔밥]
13:50 음식점을 나와 나리분지 농장 직판장에 들러 말린 부지깽이 나물 1봉(10,000원) 구입하였다. 버스를 기다리려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겠기에 천부까지 걸어보기로 했다(나리분지-천부 3.8km).
[나리분지의 농토와 후면의 알봉]
[나리분지에서 생산하는 나물 판매하는 가게]
[마가복 열매]
14:13 나리분지를 넘어서는 도로를 따라 분지 능선의 전망대에 올라섰다. 나리분지와 후면의 성인봉으로부터 이어지는 산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나리분지의 투막집]
[나리분지의 너와집]
[이게 무슨 작물인지 감을 잡을 수 없다...]
[나리분지 능선의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알봉과 후면의 성인봉으로부터 이어지는 분지를 둘러싼 봉우리들]
[나리분지의 아늑한 마을]
14:25 홍살문을 지나 천부로 내려가는 좁은 도로로 들어섰다. 중간에 공군 사격장이라는 곳을 지났는데 내려오는 도중에 요란한 총격(?)소리가 난다.
[분지 능선을 넘으면 가파른 도로가 360도로 여러번 휘어지며 내려간다]
[홍살문]
[천부로 가는 이정표]
[천부로 내려가는 좁은 도로 주변의 마을]
15:10 나리분지에서 버스가 출발할 즈음 천부항의 버스종점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관음도로 향하는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어떤 사람이 도로변의 파도가 길 위까지 넘쳐 버스통행이 정지되었다고 한다. 할 수 없어 도동으로 되돌아오기로 했다.
[처음 본 울릉도 호박들]
[울릉도 북부에서 제일 큰 마을 천부]
[천부항과 멀리 보이는 송곳봉]
[거센 파도가 넘어서는 천부항의 방파제]
15:20 1번 시내버스에 승차하여 도동으로 돌아왔다(16:25). 숙소에 도착하여 샤워를 마치고 잠시 쉬다가 도동항으로 나가보니 낚시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여럿이다. 가까이 가보니 새우를 미끼로 낚시를 하는데 제법 큰 물고기가 걸려 올라온다. 숙소로 돌아와 집사람에게 낚시를 하자고 했다.
17:30 가게에서 낚시대(임대)와 새우미끼를 구입(7,000원)해 가지고 도동항 노천에서 회 파는 장소 뒤에서 낚시를 드리웠는데 바로 고기가 한 마리 올라온다(아지라고 했다). 그곳에서 다섯 마리쯤 잡아 몇 사람에게 주고 나서 냄새를 피해 여객터미널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자리는 물고기가 물기는 하는데 크기가 작았다. 5마리쯤 잡아 옆에서 낚시를 하던 젊은 남녀에게 건네주고는 어둠이 깔리고 나서 한참 후에 낚시대를 반납하였다. 대구반점이라는 중국집이 맛있다고 하기에 찾아갔으나 금일휴업이라고 붙어있기에 더 이상 음식점을 찾기 귀찮아 숙소로 돌아와 컵라면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제4일 2014년 10월 1일(수) 집으로
오늘은 울릉도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제 저녁에 문자가 왔었다. 우리가 타고 묵호로 나갈 배는 취소되고 13시에 큰 배인 씨스타 7호로 변경되었다고. 아마 어제 나가지 못한 승객들까지 합해져 큰 배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새벽에 기상청 홈피에 들어가 보니 동해안에 파랑주의보가 해제되지 않고 있다.
07:00 울릉도여객선터미널에 가서 정보를 얻어 보니 묵호 출발이 10시로 늦어져 울릉도 출발이 오후 3시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집사람은 남은 떡과 컵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한다기에 나는 다애식당에 가서 오징어내장탕(10,000원)을 주문하여 아침식사를 했다. 처음 먹어보는 오징어 내장은 하얀 색을 띠고 있다. 해장으로는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점을 나서 숙소로 올라가 짐을 꾸렸다. 파랑주의보가 10시에 해제되었다.
[다애식당의 오징어내장탕]
09:00 여행용 가방을 숙소에 맡겨놓고 나서 여객선터미널에 가니 10시에 발권을 한다고 게시되어 있었는데 창이 열리더니 발권을 시작한다. 바로 묵호행 페리표를 구입하였다.
[울릉도 여객선터미널]
09:15-10:10 도동길 중간에 있는 도동약수공원을 둘러보았다. 이 공원에는 울릉도문화원, 해도사(천태종), 도동약수, 향토사료관, 독도박물관 등이 있으며 울릉도 남서쪽 해안가에 우뚝 솟은 망향봉(317m)까지 오르내리는 케이블카가 있다. 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케이블카를 타려 했으나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기에 포기하고 공원을 나섰다.
[도동약수공원]
10:35 저동으로 향하는 시내버스에 승차하였다. 마지막 방문지로 내수전-석포 둘레길 중의 일부를 다녀보기로 했다.
10:45 내수전 종점에서 하차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내수전 일출전망대로 향하다가 길이 너무 멀다는 생각에 나만 다녀오기로 했다. 배낭을 집사람에게 건네고 물을 한 병 들고는 부지런히 급하게 오르는 도로를 따라 걸었다.
[1번 버스의 동쪽 종점 내수전]
[약수터는 우측으로 내려감]
[내수전 일출전망대 입구]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길]
11:45 내수전 전망대에 올라섰다.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북쪽으로는 관음도로 이어지는 해안선과 산이 보이고 동쪽 바다에는 죽도가 바로 내려다 보이고 남쪽으로는 저동항이 그리고 서쪽으로는 산맥이 보인다. 사방을 카메라에 담고는 전망대를 내려섰다.
[저동항]
[죽도]
[관음도(끝)가 보이는 북쪽 해안]
[서쪽의 산맥]
[셀카가 부자연스럽다ㅋㅋ]
12:20 내수전 종점에 도착하여 시내버스 출발시간까지 몽돌 해변을 둘러보았다.
[내수전의 몽돌 해변]
[몽돌들]
13:00 내수전 종점에서 1번 버스에 승차하여 도동으로 돌아왔다.
13:30 어제 밤에 찾았던 대구반점에 갔는데 해물이 떨어져 해물짬뽕을 낼 수 없다기에 자장면과 짬뽕을 주문했는데 도대체 한참을 기다렸는데 우리보다 늦게 온 사람의 음식이 먼저 나온다. 짜증이 난다. 한참을 더 기다려 음식이 나왔는데 짬뽕에는 오징어 가닥 2개가 해물의 전부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음식을 내나? 음식점을 나서 반건조 오징어, 명이 절임, 마른 오징어 등을 구입하고는 벤치에 앉아 오징어를 구어 맥주를 1캔 마셨다. 숙소에 가서 여행용 가방을 찾아가지고 나와 여객선터미널로 갔다.
[기분이 잡친 대구반점]
14:20 씨스타 7호 페리의 객찰이 시작되었다. 엄청 많은 승객이 배에 오른다. 정원이 900여명이라고 했는데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묵호로 가는 씨스타 7호]
[씨스타 7호 승선 중]
15:00 정시에 씨스타 7호가 출발하였다.
[울릉도를 떠나며...]
19:00 페리가 묵호항에 도착하였다. 배가 묵호에 도착하기 15분 전쯤 짐을 싸들고 미리 계단까지 와서 대기한 덕분에 바로 배에서 나올 수 있었다. 주차장으로 가서 차에 올라 묵호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평창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집으로 왔다(21경 도착).
[울릉도 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