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의 주말농사 일기
2012년은 월별로 농사일기를 블로그에 게시하지 않았으나 농사기록은 따로 작성해 왔었다. 이제 2013년의 농사준비를 해야 할 시기가 되었으니 지난해 가꿔온 주말농장의 기록들을 블로그에 실어 2013년 농사에 참고하고자 한다.
지난해는 종전의 농사방식에서 원칙을 좀 바꾸었다. 2011년까지는 농사에 특별한 원칙을 세우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종류의 작물을 심어 기르고 거두고 하다보면 어떤 작물은 지나치게 많이 수확하게 되어 퍼 돌리기에 급급한 경우도 많았다. 집사람은 가끔 "들깨 수확이 한 말이 넘으면 기름을 짜고 싶다"라고 말하고는 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올해부터는 돈이 되는 작물을 많이 재배하고 작물의 종류도 대폭 줄이겠다고 정한 것이다.
물론 돈이 된다는 말이 수확한 작물을 팔아서 현금을 만들겠다는 뜻은 아니다. 들깨와 같이 실제 우리 집 식단 마련에 오래 쓸 수 있는 작물을 많이 재배하자는 뜻이다. 이런 원칙을 세워놓고 중점적으로 재배할 목록을 작성해 보니 고추, 들깨, 참깨, 검은콩 등이 나열되었다. 이들 중 고추는 매년 많은 수량을 심는데 그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었다. 거의 매년 탄저병이 들어 수확을 못하거나 아니면 예상량의 절반도 건지지 못하는 해가 많았다. 따라서 고추는 오히려 재배면적을 줄이고 나머지는 늘려 재배해보기로 했다.
"그래. 올해는 들깨를 한 말쯤 추수해 보자!!". 아주 소박한 목표를 세우고 2013년 주말농사를 시작했었다.
[밭에서 기르는 개 : 진구]
3월 31일 (토)
위쪽 밭의 일부에 거름을 펴고 갈아엎고는 완두콩을 파종하였다.
4월 1일 (일)
위쪽 밭 나머지를 갈아엎고 대파, 상추를 파종하고 상추밭에 터널하우스를 설치했다.
4월 8일 (일)
치커리, 청오크, 쑥갓, 열무, 청경채, 아욱을 파종했다. 터널 안을 들여다보니 상추 싹이 올라오고 있다. 그 동안 날씨가 여러 날 추웠는데도 하우스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4월 11일 (수)
저녁에 밭으로 나가 시금치, 참나물 씨앗을 파종했다.
4월 15일 (일)
울타리콩 파종하고 감자를 심었다. 전에는 같이 농사 하는 제자가 많은 양의 감자를 심어 나누었는데 매년 감자는 수확 이후 겨울을 나는 동안 저장에 문제가 있어 다 소비할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각자 필요한 만큼 심기로 했다. 나는 감자를 2박스 정도 수확할 목표로 길게 한줄 심었다.
기록을 남기지 못했는데 대략 이즈음 토란과 조선오이 씨앗을 포트에 심어 일단 집 베란다에 두어 싹을 틔우기로 했다.
4월 26일 (목)
강낭콩을 길게 2줄 심었다. 옥수수와 땅콩을 포트에 심어 호박을 올리던 망에 비닐을 덮고 집어넣었다.
4월 28일 (토)
총각무 파종하고 오이 망을 쳤다.
4월 29일 (일)
고추 모종 심을 자리를 다시 갈아엎고 멀칭을 했다.
5월 3일 (목)
저녁 무렵 밭으로 나가 완두콩 지지대를 마저 세우다.
5월 5일 (토)
고추 120대(청양 30, 오이고추 20대 포함), 참외 10개, 가지 10대, 오이(개량, 조선) 20개, 토마토 13대 모종을 심었다.
5월 6일 (일)
애호박 10개, 맥돌호박 10개, 꽈리고추 6대, 옥수수 모종을 심었다.
5월 19일 (토)
모종을 냈던 땅콩을 정식했다.
5월 20일 (일)
참깨 이랑에 멀칭을 하다. 들깨 모종 모판을 내다.
5월 23일 (수)
저녁에 밭으로 나가 참깨를 한 구멍 당 5-6개씩 파종하다. 후에 인터넷 검색에서 어떤 사람은 10여개의 참깨를 넣고 깊이 묻으라고 했다.
5월 29일 (화)
저녁에 밭으로 나가 검은콩(서리태) 모종판 2개 만들었다.
5월 30일 (수)
저녁에 밭으로 나가 고추 지지대 세우고 토란 모종을 정식하였다.
6월 9일 (토)
예초기로 밭 주변의 풀을 자르고 지난해 수해로 묻힌 도랑을 파냈다.
6월 16일 (토)
검은콩 모종을 정식 하였다.
6월 21일 (목)
일찍 모판에 부었던 들깨 모종을 정식했는데 모종이 너무 웃자라고 시기가 너무 일렀다.
6월 23일 (토)
완두콩을 수확하고 옥수수 사이에 들깨 씨앗을 파종하고 남은 들깨 씨앗을 이랑 한쪽에 부었다. 대체로 이 때 심은 씨앗의 모종이 적기라고 생각된다. 아니면 1주일 전쯤 들깨 씨앗 모종밭을 만들던지...
7월 22일 (일)
들깨를 정식하다(2차).
7월 31일 (화)
상추와 당근 씨앗을 파종하다.
8월 5일 (일)
밭 주변에 나일론 망으로 울타리를 쳤다. 과연 이 울타리가 멧돼지나 고라니를 막아줄 수 있을런지... 몸이 좋지 않아 시기를 놓친 대파를 풀밭에서 찾아내 골라내었다. 빨간 고추를 따며보니 탄저병이 고추 전체에 번지고 있다. 올해 고추 농사가 또 탄저병에 완전히 망쳐가고 있었다.
8월 6일 (월)
대파를 정식하였다.
8월 14일 (화)
두번째 고추를 땄다. 약 20kg.
8월 22일 (수)
배추 심을 밭을 갈아엎고 이랑을 만들었다. 16일부터 5박 6일간 제주도에 다녀오느라 배추 심기가 1주일가량 늦었다.
8월 23일 (목)
배추 모종 심고 참깨 베어 세우다.
8월 25일 (토)
무, 로메인 상추를 파종하였다.
9월 9일 (일)
총각무와 쪽파를 파종하였다.
9월 15일 (토)
땅콩을 수확하다. 멧돼지가 망칠까봐 당겨 캤더니 소출이 적다.
9월 16일 (일)
돌산갓과 대파 씨를 뿌렸다.
10월 13일 (토)
들깨를 잘라 뉘어놓고 아래 밭 고추를 모두 뽑아낸 다음 갈아엎어 이랑 2개를 만들고 마늘을 파종했다(약 1,200개).
10월 26일 (금)
내일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오후에 밭으로 나가 들깨를 털었다. 그런데 베어놓은 이후 비가 여러 차례 내린데다가 그늘진 곳에 뉘어놓아 제대로 마르지 않아서인지 잘 털어지지 않는다. 내년에는 밭에 있는 채로 더 마른 다음에 잘라야겠다. 소출도 줄 것 같다. 집에 와서 저울에 달아보니 8kg이 넘는다. 집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게 되었다.
11월 4일 (일)
검은콩을 뽑았다. 검은콩도 아래 밭 산 아래 심은 것들은 많이 달리지 못했다. 해를 더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심어야겠다.
11월 13일 (화)
우리 집 김장용 무와 배추를 뽑았다.
* 2013을 위한 tip : 참외는 해가 종일 드는 곳에 심는다. 옥수수를 좀 더 일찍 심어 그 자리에 들깨를 심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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