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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농장 ]/2024년 농사일지

2024년 농사일지(1~3월)

by 청운지사 2024. 4. 19.

2024년의 농사일기

 

1998년에 지금까지 농사를 짓고 있는 농토를 구입하고 나서 초창기 몇 해동안은 농사일기를 나의 블로그에 올리고는 했다. 그러나 대부분 마지막 추수까지 그 기록을 올리지 못하고 마무리를 하고는 했는데ㅠㅠ, 오랜만에 다시 농사일기를 쓰기로 하고 이번에는 마지막 추수 할 때까지 써보기로 다짐을 하며 또 시작을 한다.

 

나의 농지는 춘천시 동내면 신촌리 178번지에 있으며, 농장의 이름은 "석양이 아름다운 농장"이라 지었다. 1998년 이 밭을 구입 할 때에 처음에는 망설였다. 차가 들어올 수 없는 맹지라 도로에서 내려 15분 이상을 걸어와야 하는 곳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늦은 오후에 밭에 다시 나가보았는데 멀리 보이는 삼악산 위로 떨어지는 해가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 그런 일몰풍경에 밭의 구입을 결심하게 되었고 이름을 "석양이 아름다운 농장"으로 명명했다.

 

사실 밭의 방향성은 좋지 않다. 배산임수이기는 하나 완전 북향이라 일조량이 짧은 탓에 작물을 심는 시기가 남향의 밭과는 차이가 많다. 소출도 대체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조건 하에 농사를 한다. 그리고 농사 초기에는 화학비료를 시기에 따라 주고는 했는데, 십수년 전부터는 화학비료를 끊었다. 거름이라고는 밭을 갈아엎을 때 퇴비를 뿌려주는 게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농약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적게 쓴다. 배추와 파 종류, 그리고 고추에 2~3회 정도 농약을 치고는 한다.

[ 삼악산 위로 지는 해 ]

 

농장에는 6평짜리 농막이 있다. 이 농막은 내가 다니던 직장(한림대학교)에서 정년을 맞아 퇴임 하기 몇 달 전에 설치하였다. 퇴직을 하면 집을 나서 있을 만한 곳이 없으니 농장에 농막을 만들었다. 이 농막은 지금 농사에 필요한 재료들을 보관하기도 하지만 나와 내 가족의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퇴직을 하고나서 집을 나서 가 있을 곳이 있다는 게 내게는 큰 기쁨이며 위안이다.

[ 2017년 5월 농막 완공 당시의 모습 ]

 

 

농사일기 제1편 농사준비(1월~3월)

1월 4일 (목)

오랜만에 밭에 나가 보았다. 밭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1월 13일 (토)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밭으로 갔다. 밭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다리 건너편에 쌓인 눈을 쓸어냈다.

2월 8일 (목)

오후에 밭에 나가 매화나무, 모과나무 등에 가지치기를 했다. 농사 초창기에 가기치기에 대한 개념도 부족하고 오늘날 처럼 인터넷 영상으로 배울 수도 없어 마음가는 대로 잘랐더니 과수나무의 모습이 꼴이 아니다. 이제 다시 수형을 잡아보려 노력을 해 보는데 망친게 너무 많아 어찌될지 모르겠다. 나라지원 퇴비(64포)가 배달되어 있다.

[ 과실나무 가지치기와 올해 신청한 정부지원 퇴비(왼쪽) ]

2월 17일 (토)

오후에 밭에 나가 wife는 지난해 말려놓은 시래기를 삶고, 나는 아스파라가스 이랑의 잡물을 제거하고 나서 산사나무와 밤나무, 산수유 가지를 쳐냈다.

[ 아스파라가스 심은 두럭 ]

2월 27일 (화)

며칠 전 TV에서 두릅나무 끝을 잘라 일찍 순을 내는 영상을 보고, 오후에 밭에 나가 아래 밭 밖에 자란 두릅나무 윗가지를 모두 잘라 비닐하우스 안에 묻었다. 외손자네가 심은 모과나무 가지치기를 했다.

[ 두릅 가지 잘라 하우스에 묻은 모습 /  가지치기 한  모과나무 ]

3월 5일 (화)

겨울동안 마늘 심은 이랑에 덮어놓았던 차광막과 낙엽을 걷어냈다. 땅이 녹으며 솟아오른 마늘이 많다. 올해는 마늘을 2주가량 일찍 심어야겠다.

[ 겨울동안 덮어놓은 낙엽 등을 벗겨내 마늘 이랑 ]

3월 8일 (수)

지난해 수확하여 보관한 토란 종자 중에 52개를 골라 모종을 내기 위해 포트에 담았다.

[ 토란 모종 포트 52개 ]

3월 13일 (수)

학곡리 농협에 가서 쌈채 씨앗(적면상추, 모둠치커리, 모둠쌈채, 비트, 대파)과 상토 2포를 구입해 가지고 밭으로 갔다. 밤나무 한쪽 큰 가지를 마저 쳐냈다.

3월 15일 (금)

산마늘(명이나물) 위에 덮여있는 낙엽을 모두 걷어냈다. 산마늘 순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사과대추의 가지치기를 했다. 과감히 1가지만 남기지 못한 사과대추 나무도 몇 개 된다. 밭에 겨우내 덮여 있던 멀칭 비닐을 모두 걷어냈다.

 

3월 18일 (월)

지난해 말에 양파모종 1판을 구입하여 심었는데 이유는 모르겠으나 겨울동안 몽땅 죽어버렸다. 늘푸른농장( 춘천시 동내면 신촌리 345-57)에 가서 양파모종1판 구입하여 다시 정식했다(200). 봄에 양파모종을 정식하면 양파의 크기는 야간 작으나 거의 같은 시기에 양파를 수확할 수 있다.

[ 다시 정식한 양파 모종(왼쪽), 자라기 시작하는 마늘(오른쪽) ]

3월 26일 (화)

튤립과 낮달맞이꽃을 모두 파서 농막 옆으로 옮기고, 위의 밭 완두콩과 쌈채소 심을 자리에 퇴비를 뿌렸다. 모아놓은 폐비닐을 신촌리 마을회관 옆 수거장에 갖다놓았다. 농막 아래의 덮은 잡초 방지막을 모두 걷어냈다. 아래 밭 고춧대 남은 것도 모두 정리하였다.

 

3월 27일 (수)

슈퍼 호박(7), 대파(1052) 씨앗을 모종판에 넣었다. 슈퍼 호박은 지난해 초겨울 라비에벨 올드에 골프를 치러 갔다가 버려진 호박에서 채집한 호박씨 인데 상태가 좋지 않다. 1~2개라도 발아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난해 수확한 땅콩을 까서 400(50x8)를 모종판에 넣었다. 15시 넘어 밭으로 나가 완두콩 심을 자리와 아래 밭 대파 심을 자리를 갈아엎었다. 호박 올리는 망이 많이 해져 고라니가 들어오는 길이 되었다고 판단되어 망을 덧댔다. 마늘과 양파에 고자리파리 및 해충 방제 약(파단과 돌격대를 혼합)을 살포하였다.

[ 슈퍼호박, 대파, 땅콩 모종내기 ]
[ 마늘과 양파 고자리 파리 방제 ]
[ 완두콩 심을 이랑 ]

 

3월 30일 (토)

완두콩 심을 두럭을 만들고 그 위에 지지대를 박고 망을 치고 그 아래에 완두콩을 파종하였다. 아래 밭 개울가 쪽에 모종을 내고 남은 파 씨앗을 심을 이랑을 만들어 놓았다.

[ 완두콩 파종 ]
[ 대파 직파할 이랑 ]

3월 31일 (일)

농장 입구 쪽을 갈아엎고 쌈채소 심을 이랑으로 2개 만들었다. 왼쪽에는 케일, 양상추, 유러피안 샐러드, 루꼴라, 고수 씨앗을 파종하고 오른쪽에는 적면상추, 모둠상추, 모둠치커리, 모둠쌈채, 쑥갓 씨앗을 파종하였다. 아래 밭 개울가 쪽 이랑에 대파 씨앗을 2줄로 파종하였다.

[ 대파 씨앗 직파 ]

[3월 농사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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