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하노이 자유여행(제12편)
Perfume Pagoda(흐엉 사원, 香寺) 1일 관광
하노이에서 남서부로 약 70Km 거리에 있는 흐엉 사원(香寺, Chua Huong)은 관세음보살을 기리기 위한 사원으로 Huong Thic 산 위의 석회암 동굴에 위치하는 사원이다. 흐엉 사원은 외국인들의 경우 사원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볼거리보다는 사원으로 향하는 동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인해 찾으며, 현지인들은 사원에 순례를 하기 위해 먼길을 찾아온다고 한다. 특히나 축제기간인 3-4월에 순례의 발길이 더 많이 이어지며 옌강 Yen River을 따라 약 한시간 가까이 노 젖는 배를 타고 가는 동안은 매우 평화스런 풍경이 주변에 펼쳐진다. 선착장에서 사원까지는 산길을 따라 3Km를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사원의 이름은 ‘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에 꽃이 피면서 풍겨져 나오는 냄새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한다. 영어로 Perfume Pagoda라고 표현되는데 향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제 17 일 2012. 2. 10 (금) Perfume Pagoda(흐엉 사원) 1 Day Tour
07:00 식당으로 내려와 아침식사를 든든히 했다. 오늘도 새벽부터 약한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을씨년스런 날씨다. 여하튼 날씨가 받혀주지 않는구나. 투어 예약 당시 8시에 숙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라고 했었다.
08:05 한 친구가 숙소로 들어오더니 301호를 찾는다. 그를 따라 중형 버스에 승차하였다. 버스 안에는 외국인 3명이 타고 있었고 다른 호텔을 찾아가 또 한 명을 태우더니 오페라 하우스에 가서 버스 가득 관광객을 태우는데 모두 베트남 사람들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보통 현지 투어는 외국인들이 대부분인데? 여하튼 대부분의 자리를 채운 버스는 하노이 시내를 벗어난다.
가이드가 대략의 일정을 설명한다. 2시간가량 버스로 가서 1시간정도 보트를 타고 20여분을 걸어간 다음 점심식사를 한다. 그리고 main pagoda를 다녀오고 나서 역순으로 하노이로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나침반을 꺼내보니 버스는 남쪽으로 향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일반도로로 나와 시골길을 달린다. 도로의 양쪽에는 끝없이 논이 펼쳐지고 모를 키우는 하우스가 계속 나타난다. 호주에서 왔다는 노인이 가이드에게 묻는다. 저 비닐 속에는 무엇이 있느냐?
10:10 버스가 작은 주차장에 정차 하였다. 어느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바로 옆에 강이 있고 철판으로 만든 나룻배들이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배를 타는데 베트남 사람들과 외국인들을 따로 태운다. 우리는 호주에서 온 노인, 미국에서 온 중국인, 호주로 추정되는 백인 부부, 그리고 우리 부부 등 6명이다. 베트남 사람들 중에 한 아가씨가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미소를 보낸다.
10:25 가이드는 우리 일행을 따라 안내를 한다. 배를 타라고 하는데 타는 동안부터 흔들림이 많아 겁이 난다. 게다가 구명조끼도 없다. 앉는 좌석이 6개이고 뒤에는 뱃사공이 서 있고 앞에 가이드가 우리를 향해 앉았다. 배가 출발 하는데 수면과 배의 높이 차이가 한 뼘이 될까 말까 한다. 이렇게 1시간을 간단 말인가? 수로 안으로 들어서니 더 놀랄만한 배들이 보인다. 많은 배들이 베트남 사람들을 수 십 명씩 태우고 가고 있었다. 모터보트가 빠른 속도로 갈 때는 물이 넘쳐 배안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그런데 주변을 지나는 베트남 사람들이 탄 배는 무척 여유롭게 보였다. 여기저기서 우리 배를 보고 “Hello!!”를 외쳐댄다. 강 좌우의 경치는 좋아 보이는데 비가 계속 내려 그 일부만 보이는 게 아쉬웠다. 가이드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지금 우리가 가는 곳은 베트남 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곳으로 어떤 사람들의 경우는 이곳만을 보기 위하여 남쪽 끝의 도시 호치민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여하튼 수많은 배에 수많은 사람들이 물길을 제치고 나가고 있는 풍경이 경외감마저 든다. 그런데 우리를 빼고는 외국인이 탄 배를 볼 수 없었다. 도대체 어제 여행사 직원은 왜 이곳을 추천했을까?
11:30 셀 수 없이 수많은 빈 보트가 묶여있는 항구 끝 빈자리에 우리가 탄 배가 정박했다. 조심스럽게 내려 길게 늘어선 음식점을 따라 들어가는데 음식점마다 야생동물들을 벗겨 매달아 놓은 게 아닌가? 어떤 놈은 아직 전신이 그대로 있고 어떤 놈은 갈비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털을 벋기지 않은 채 매달린 동물도 있고 우리 안에는 살아 있는 동물도 있었다. 이거 완전히 몬도가네 수준이다. 어느 음식점 앞을 지나는데 아주머니가 매달려 있는 동물의 살을 베어내고 있었다. 아마 주문을 받아 요리에 들어갈 모양이다. 여하튼 그런 식당가를 지나 Perfume Pagoda 입구에서 입장권을 내고 비스듬히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잠시 올라가니 작은 광장이 나오고 그 주변에도 식당들이 있고 전면에 사찰로 들어가는 문이 보인다.
12:10 광장 왼쪽의 넓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4-5가지의 반찬에 밥이 나왔다. 음료수는 별도로 계산한다. 일행 중 부부가 어제 하롱 베이를 다녀온 모양인데 그곳에서는 반찬이 적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12:50 점심식사를 마치고 가이드가 말하기를 여기서부터 main pagoda까지는 약 2km인데 도보로는 4-50분이 소요된다. 케이블카도 있으니 올라갈 때만 타고 내려올 때는 걸어서 올 수도 있다고 한다. 오후 3시에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개별적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우리는 항상 그렇듯 걷기로 했다. 광장에서부터 시작된 계단은 끝없이 이어진다. 계단 길 양편에는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섰고 WC라고 게시된 곳은 수도 없이 많은데 무료는 없는 듯이 보인다. 주어진 시간이 넉넉한데도 부지런히 걸어 올라갔다.
13:35 드디어 main pagoda(흐엉 사원, 香寺)가 있다는 곳에 도착했다. 큰 불상을 기대하고 갔는데 그게 아니었다. 깊이가 그리 깊지 않은 커다란 동굴이 바로 그곳이었는데 큰 불상은 보이지 않고 넓은 제단에 작은 부처와 대감 모습의 현인들이 잔뜩 모셔져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에 참배하기 위해 조화나 생화를 사들고 와서는 제단에 놓기도 하고 아마 축복 받은 꽃이라서인지 도로 가지고 가기도 한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순례자처럼 와서 무엇을 기원하는 것일까? 그곳에서 10여분을 머무르고 하산을 시작했다.
14:30 모이기로 한 장소에 돌아오니 우리뿐이다. 10여분이 지나 호주 부부가 도착했다.
15:00 모이기로 한 시각이 되었는데 외국인 중 노인이 보이지 않고 베트남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광장에 천막을 치더니 국수가게가 5-6개 세워졌다. 아마 오후 3시 이후에만 팔 수 있는 모양이다. 가이드가 앞에 보이는 절에 들어가 보았느냐고 하니 아무도 가보지 않았다.
15:10-15:25 광장 옆에 있는 절에 들어가 보았다. 몇 개의 문을 지나 우리나라로 보면 대웅전이 있는 곳에 올라섰다. 대웅전이란 현판이 있을 자리에 이런 글자가 있다. “香天寶刹” 하늘의 향기가 나는 보배로운 절이라!! 절을 보고 내려왔는데도 노인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후 베트남 사람들이 내려왔다.
15:45 중국계 미국 친구가 가이드에게 말한다. “우리가 절에 간 사이에 그 노인이 왔다가 아무도 없으니까 내려갔을 수 있으니 내려가자” 그러기로 했다. 그런데 입구에 와 봤으나 그 노인은 보이지 않았다. 가이드가 다시 음식점에 다녀온다고 했다. 한참 후에 내려오더니 누구에게서 들었는지 그 노인이 내려갔다고 했단다. 배를 타는 곳으로 가는 중에 갑자기 그 노인이 보인다. 이 노인은 바로 우리가 자리를 비운 시간에 도착하여 아무도 없으니 바로 내려와 음식점 중간에서 다른 외국인과 이야기에 팔려 있어 우리와 만날 수 없었던 게다. 성호를 그리며 만나서 다행이라고 하는 이 노인의 말이 너무 무책임하게 들린다. 자기도 여기저기 찾아보아야 하지 않나? 중국인은 가이드에게 몇 차례나 이야기 한다. “내가 이럴 것이라고 말했지!!” exactly란 단어를 써가며……
16:20 다시 그 쪽배에 올라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그 시간에는 대부분 돌아가는 배들인데 간혹 들어오는 배도 있다. 가이드가 말하기를 저들은 그곳에서 하루를 숙박하며 참배한다고 한다. 여하튼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그곳이 무척 성스러운 곳임에 틀림이 없었다.
17:15 버스에 승차하여 하노이로 향해 출발하다. 중간에 미소 짓던 베트남 아가씨와 잠시 이야기 했는데 이곳은 베트남 사람들이 새해에 많이 찾는 곳인데 우리가 왜 이곳에 왔는지 궁금했다고 생각했단다.
18:40 하노이 호암 끼엠 호수 북단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려 일단 숙소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와 숙소 근처에 있는 Lau 음식점(우리나라로 보면 샤브샤브)에 가서 시켜볼라 했는데 양이 너무 많다고 하는데 bird가 2마리나 들어간다고 한다. 집사람이 bird는 No라고 하기에 beef 이야기를 했더니 그러면 beef에 야채를 넣어 음식을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나온 것을 보니 뜨끈한 소고기 국이다. 밥이 있느냐고 하니 아침에 정전이라 밥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맥주 1병에 그 국만 먹고는 나와 호안 끼엠 호수 바로 뒷골목의 국수집에 가서 Pho Bo를 주문하여 저녁식사를 마쳤다. 일찍 도착했더라면 6년 전에 갔던 Lau 음식점에 가려고 했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좌판을 벌린 할머니로부터 바나나 한 덩어리와 파인애플 1개를 사는 데 각각 2만동이란다. 그러면 어제는 거의 3배를 주고 파인애플을 샀다는 이야기다. 부아가 난다.
[제12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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