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두번째 공룡능선 종주를 마치고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 고등학교 동문 모임이 있다. 9월 중순경 저녁 모임에서 10월 모임은 등산을 가자고 하기에, 내가 "그러면 기왕 이 기회에 설악산 공룡능선을 넘어보자."고 제안 했다. 힘에 부치는 사람은 마등령까지 다녀오기로 하고 날짜를 10월 22일로 정했다. 가능하면 동문 전원이 가기를 원했으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몇 명이 빠지고, 나를 포함하여 6명이 산행에 나섰다. 지금까지 세차례는 모두 봄에 공룡능선을 다녀왔는데 가을에 가 볼 기회가 이제야 온 것이다. 그 모습이 과연 어떨 것인가?
일시 : 2007년 10월 22(토)일 02:00(춘천 출발) - 19:30(춘천 도착)
동행 : 이광모, 김동수, 김학철, 박삼희, 하관수, 하인수
산행코스 : 설악동 소공원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능선 -> 무너미고개 -> 양폭 -> 비선대 -> 소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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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하루 앞두고 영동지방에 비가 오고 세찬 바람이 분다고 하더니 우리가 산행을 하는 날은 날씨는 좋은데 춥고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고 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전날 예보를 보니 대관령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3도라고 하니 우리가 가는 코스는 영하 5도 보다 낮을 것 같다. 게다가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고 한다.
02:00 일행이 모두 동아아파트에 모여 이광모, 박삼희의 차에 나누어 타고 바로 출발하다.
03:15 미시령, 한계령 길로 갈라지는 삼거리 휴게소에 들러 우동으로 요기를 하다. 어둠 속에 차 밖으로 내리니 바람이 보통이 아니었다. 기온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고 느껴지고.
[표정들이 심상치 않다 ㅋㅋ]
04:20 설악동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니 나무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분다. 어째 옷을 잘 못 입고 온 느낌이 든다. "아! 오늘 산행이 쉽지 않겠구나". 산행을 마치고 갈아입으려고 따로 가지고 온 T-shirt를 꺼내 껴 입고 출발 준비를 했다. 오늘도 역시 보지도 않는 문화재 관람료(2,500원/인)를 내려고 하니 속이 상하기는 하는데 내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으니 어쩌랴. 게다가 요즈음 문화재관람료 시비 때문인지 신흥사 관련 직원들로 보이는 장정들 7-8명이 그 이른 새벽에 나와 삼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니 한마디 투정도 할 수 없게 만든다.
[출발준비를 하는 대원들]
04:30 기념촬영을 마치고 산행을 시작하다. 각자 전등 불을 밝히고 찬바람이 부는 천불동 등산로에 접어들었다. 날씨가 춥고 캄캄하니 걸음이 빨라진다. 출발 후 50여분만에 비선대를 지나고 바로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날은 추워도 땀이 나기는 마찬가지다. 겉옷을 벗어 배낭에 걸치고 나서 계속 어둠속의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출발하기 직전 모두 같이 기념촬영]
[겉에 입은 쟈켓을 벗고]
05:50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비선대에서 겨우 700m올라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 있는 능선에 도착하다. 하관수가 많이 떨어진 모양이다. 동생에게 어차피 네 형과 네가 같이 가야할 것 같으니 천천히 올라 오도록 하고 나머지는 10여분 간의 휴식 후에 바로 출발하였다.
[마등령 올라가는 능선 초입에 서있는 이정표]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올라오니 벌써 땀에 옷이 젖었다]
[아직 날은 어둡다]
06:15 동이 트기 시작한다. 그리고 30분을 더 올라가니 구름 위로 태양이 솟아오른다. 설악산 산중에서 처음 맞는 일출이다. 지난 산행에서도 일출은 있었을 터인데 나뭇잎에 가려 볼 수 없었던 게다. 가을이 되어 낙엽이 지니 쓸쓸해 보이기는 하는데 조망은 지난 번 봄 산행보다 훨씬 좋아졌다.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은데....]
[날이 밝아진 기념으로]
[나무가지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본다]
05:50 마등령을 1km 정도 남겨놓은 곳에 위치한 샘터에 도착하여 바위밑에서 바람을 가리고 물을 끓여 컵라면과 가지고 간 밥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날씨가 추워 화주도 몇 잔 마셨다. 그곳에는 우리 일행 이외에도 2팀이나 더 바람을 피해 바위 아래 쭈그리고 앉아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제 마등령이 1km 남았다]
[아침식사는 컵라면과 식은 밥으로]
[산에서 마시는 산 소주가 최고다 ㅋㅋ]
08:06 아침식사를 마치고 출발하여 금강문을 통과하다. 이제 공룡능선의 자태가 모두 눈에 들어온다.
[금강문을 통과하며]
[공룡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고]
[1275봉의 웅장한 모습과 대청봉이 서로 어우러진 풍경이 언제 보아도 멋진 자태를 보여준다]
08:13 마등령이 500m 남았다는 이정표를 통과하고 전망대에서 우리가 넘어야 할 공룡능선을 눈으로 추적해 보았다.
[우리 산행팀의 리더 박삼희 대원]
[정예 멤버 김학철 대원]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마등령을 향하여]
[지난 봄에 없었던 계단이 마등령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에 세워졌다]
08:30 소공원을 출발하여 꼭 4시간(아침식사 시간 포함)만에 마등령에 도착하였다. 마등령 정상에 올라서니 바람이 더 세차게 분다.
[마등령 정상(1,320m) 표시 안내판에서. 나머지 2명은 과연 이곳까지 올라올 수 있을까?]
[가야할 공룡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공룡능선으로 접어들었다 - 이제는 지친다해도 되돌아 올 수도 없다]
08:50 공룡능선의 첫번째 봉우리를 통과하다.
[첫번째 봉우리에 오르며 바라 본 세존봉]
[첫번� 봉우리에서 본 마등령]
[첫번째 봉우리에 오른 박삼희, 김학철, 김동수. 아직은 생생하다 ㅋㅋㅋ]
09:18 - 09:40 두번째 봉우리인 나한봉을 지나며...
[나한봉 오르기 직전에서]
[나한봉을 지나 하산길에]
[또 끝없는 내리막 길]
[1275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대청봉도 가까이 보이고]
[공룡능선 3분의 1지점 통과]
[강풍에 날씨가 보통 추운게 아니다]
10:03 드디어 1275봉 하단에 도착하다. 평상시 같으면 이곳에서 한 30분 푹 쉬어 가든가, 또는 1275봉 정상까지 올라가 보는 것인데 오늘은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위험한지라 정상 올라가기를 포기하였다. 게다가 서 있으면 바람 때문에 더 춥게 느껴지는 터라 10분도 채 휴식을 취하 못하고 다음 고개로 향하였다.
[박삼희는 어느 틈엔가 이곳에서 사진에 얼굴을 담고, 김동수는 힘이 쭉 빠진 모습이다]
[1275봉에서 바라본 마등령, 나한봉 등 우리가 지나온 길]
10:10 - 10:45 1275봉을 떠나 다음 고개로 향하였다. 이 구간이 제일 어려운 구간이나 지난 봄부터 등산로를 정비하더니 큰 어려움 없이 전진 할 수 있었다.
[날씨가 춥긴 추운 모양이다. 1275봉을 내려서다가 올해 들어 첫 어름을 보았다]
[네째 봉우리 가는 길에. 바람 땜시 얼굴이 벌겋다]
[천화대 리지는 언제 보아도 멋지구나]
[이제 절반이 지났다]
[울산바위가 한 눈에 들어오고]
[울산바위를 꼭 넣어서 담아 달라고 한다]
10:48 네번째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마지막 봉우리 신선봉이 가까이 있다. 전에는 이 네번째 고갯마루 오르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원래의 가파른 직선 등산로는 폐쇄하고 약간 우회하는 등산로를 새로 내서 돌을 깔아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네번째 고갯마루에서 바라본 1275봉. 항상 느끼지만 엄청나게 내려왔다]
[네번째 고갯마루에서 앞을 보면 신선봉이 가까이 보인다]
[대청봉도 가까이 보이고]
[김동수는 많이 지치는 모양이다]
[얼굴만 빨개졌지 나와 박삼희는 생생하다 ㅎㅎ]
10:36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 신선봉에 도착하다. 그런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바람에 잠시 날려 가기도 하고 사진을 담다가 디카를 노치기도 했다.
[마지막 힘을 다해 신선봉을 향하여]
[드디어 신선봉 통과 등산로에 세워진 이정표를 만났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ㅎㅎㅎ]
[내가 제일 좋아하는 풍경인 마등령에서 공룡능선이 한꺼번에 보이는 곳에 서서 기록에 남겼다]
[끝까지 쌩쌩한 김학철 대원]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공룡능선의 연봉들. 봄의 풍경이 더 나아 보인다]
[신선봉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12:03 공룡능선과 헤어지는 곳 무너미고개(1,020m)에 도착하다. 김동수는 이곳까지 내려오면 거의 다 내려온 것 아니냐고 한다. "아니. 아직 서너시간 이상 더 가야 하는데... ㅋㅋ". "예???"
[가자! 아래로 아래로 무너미고개를 향하여]
[무너미 고개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다음에는 계속 대청봉까지 가볼까나??]
12:25 바람을 피하고 햇볕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각자가 짊어지고 간 김밥+밥으로 점심식사를 하다. 김밥은 차졌지만 배고픔에 맛은 끌맛이다.
13:05 천불동 계곡에 접어들어 아직 무명폭포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길이 꽉 막혀 있다. 교통사고가 난 것도 아닐터인데 왜 못가는 것일까?
[대부분 대창봉에서 내려온 사람들로 등산로가 막혀 있는데]
[도대체 끝이 보이지 않는다]
13:39 30분 이상 행렬을 따라 거북이 걸음으로 내려와 보니 천당폭포에 내려서는 철계단이 지난 봄에 임시로 복구해 놓은 상태 그대로라 사람들이 벌벌 기며 내려서고 있었다. 이게 바로 원흉이었다. 도대체 지난 해 큰 홍수에 유실된 등산로를 1년 하고도 몇 개월이 지나도록 그대로 방치한단 말인가?
[여기서부터 줄지어 늘어섰는데]
[바로 여기서 모두들 벌벌기며 내려선다]
[이게 어떻게 이 모양대로 1년 이상 있는 것인가?]
[천당폭포는 무심히 떨어진다]
[양폭산장에는 수많은 등산객이 모여 있다]
14:30 귀면암을 지나다. 귀신이라고 하는데 오늘 따라 밝은 모습이다. 귀면암 주변의 단풍이 그런대로 볼만했다.
[오후 햇살을 받은 귀면암의 밝은 모습]
[귀면암 앞 계곡의 단풍이 곱다]
[귀면암 아래서 얼굴을 또 담는 박삼희 대원]
[마지막 물을 털어 넣고]
[잣을 까먹고 있는 다람쥐는 지나 가는 사람들이 있건 말건 제 일에 바쁘다]
15:13 약 10시간 만에 어둠 속에 지나갔던 비선대로 다시 돌아왔다.
[비선대 삼거리에서 우리가 내려온 쪽을 가리키는 이정표]
[비선대에는 단풍을 찾은 관광객들이 많았으나 단풍은 ???]
[다 내려오니 김동수는 쌩쌩해 졌다 ㅎㅎ]
[비선대 구름다리에서 의젓한 폼을 잡고 - 다 이루었다??]
[비선대에서 만추를 즐기는 사람들]
[비선대 주변에는 아직 파란색이 많다]
16:00 Finally 우리는 11시간 30분에 공룡능선 종주 약 20km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나머지 두 대원을 만나니 마등령에 올랐다가 내려왔다고 했다. 하관수에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재미있게 다녀 왔다고 한다.
[설악산 소공원에는 나가는 이와 들어오는 이가 북적인다]
[산행을 마치고 출발지점 그 자리에서 다시 모여 찰깍!!]
산행을 마치고 춘천으로 돌아와 감자탕집에서 뒤풀이를 했다
[후기] 이번 산행을 계획하고 나서 생각이 많았다. 쉽지 않은 산행이라 처음 시작할 때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는데 모두들 사고 없이 잘 넘었다. 박삼희는 리더 답게 무거운 짐을 지고 우리들의 민생고 해결에 많은 기여를 했고, 김학철이는 묵묵히 잘 따라 넘었다. 김동수는 다리에 약간의 무리가 가고 좀 지친 모습이기는 했으나 평소 운동과 농사를 꾸준히 해서인지 끝까지 잘 버텨서 아마 기억에 남는 산행이 되었을 것 같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으나 마등령까지 올라 갈 수 있었던 하관수가 놀랍다. 앞으로 꾸준히 노력하여 다음에는 종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종주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하인수가 형을 보살피느라 같이 공룡능선을 넘지 못하여 애석하다. 다음에는 꼭 같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여하튼 우리 모두 수고했다. 다음에는 계절을 바꿔 다시한번 넘기를 기대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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