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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농장 ]/2008년 농사일지

2008년 4월의 농사일지

by 청운지사 2008. 4. 7.

4월 - 본격적인 파종의 달

 
 

 예년보다 날씨가 따뜻하여 3월말에 상추 등 일부 씨앗을 심었는데 어찐 된 일인지 4월 들어 아침 기온이 떨어지더니 4월 2일은 영하까지 떨어졌다. 지난주에 뿌린 씨앗들이 발아가 제대로 될까? 몇 해 전처럼 다시 뿌리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08년 4월 1일 (화)

 

저녁 무렵 밭으로 나가 고들빼기 씨앗을 뿌렸다. 씨앗을 사려고 신흥종묘에 들렸는데 고들빼기 씨앗이 1봉 남았는데 그나마 날짜도 없다. 사장이 나보고 그냥 가져다가 심어보라고 했다. 정말 발아가 되기는 될까? 안되면 가을에나 심어야겠다.

 

[고들빼기를 심은 이랑]

 

 

2008년 4월 3일 (목)

 

저녁 무렵 밭으로 나가 집사람이 여행 중에 들렸던 전북 고창의 도솔산 자락에 있는 선운사에서 사가지고 온 복분자 7그루를 심었다.

 

[짧은 대가 복분자인데 뿌리 쪽에서 새싹이 나오고 있었다]

 

 

2008년 4월 5일 (토)

 

오후에 농장으로 나가 포도나무 올릴 지지대를 세우고 열무씨앗을 뿌리고는 지난 해 밭 사이에 있는 둑에 심어놓은 딸기가 여러 개 퍼져 있기에 모두 캐서 다시 심었다.

 

[쓰레기를 태우려고 버린 연탄난로를 줏어다 놓았다]

 

[오래 전에 묘목을 사다 심은 산수유가 꽃을 피웠다]

 

[농장 옆 산에 이 꽃이 매년 피는데 이름을 알 수 없다]

 

[포도 지지대 작업중]

 

[농장을 같이 가꾸는 제자는 봄 야채 씨앗을 뿌리고 물은 준다]

 

[옮겨 심은 딸기]

 

[오늘 지는 해는 유난히 아름답다]

 

[이제 해는 삼악산을 떠나 좀 더 서쪽으로 갔다]

 

 

2008년 4월 6일 (일)

 

이제 본격적으로 파종하는 시기가 되었다. 오전에 철사를 사들고 농장으로 가서 어제 못 마친 포도 지지대를 완성하고 포도를 올렸다. 전업농부 보다야 못하지만 그래도 돈 별로 들이지 않고 내가 보기에 그럴듯하게 만들었다. 지지대를 완성하고 나서 점심식사를 하고 대파, 엇갈이 배추, 알타리무 씨앗을 뿌렸다. 저녁 무렵 친구 2명이 와서 봄채소 씨앗을 뿌렸다. 이 둘은 내게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고 하여 내가 밭 일부를 일궈보라고 했었다.

 

[새로 세운 포도 지지대]

 

[알타리무를 심고 물을 주다]

 

[대파와 엇갈이 배추]

 

[친구들이 씨앗을 왕창 뿌렸는데......]

 

 

2008년 4월 9일 (수)

 

국회의원 투표를 마치고 오후에 농장에 나가 토란, 강낭콩, 땅콩 심었다. 토란과 땅콩은 지난해 4월 말경 파종을 했었는데 올해는 기온이 조금 높고 멀칭을 해서 심기 때문에 앞당겨 심었다. 토란에 멀칭을 하는 이유는 보온을 하여 발아를 쉽게 하려는 것이고, 땅콩은 발아에 필요도 하지만 씨앗을 파먹는 다람쥐를 막기 위해 멀칭을 했다.

 

토란재배 기술을 찾아보면 토란은 연작을 싫어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도 나는 농사 첫해부터 매년 같은 자리에 토란을 심어 왔는데 그 이유는 내가 토란을 심는 목적이 토란의 생산보다는 관상용으로 심고 또한 우리 집에서 토란대가 토란보다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란을 연작 한다고 하여 소출이 현저히 줄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토란대는 매년 더 튼실해지는 것 같이 느껴져서 올해도 같은 자리에 심었다.

 

[토란을 심고 하얀 비닐로 피복을 하다]

 

[지난해와 같은 자리에 심은 땅콩]

 

 

2008년 4월 11일 (금)

 

며칠 전 우연히 저녁자리에서 만난 강원대 명예교수께서 땅두릅을 주신다고 하여 3뿌리를 얻어다가 농장의 세 곳에 심었다. 땅두릅은 바람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독활(獨活)이라고 부르며 일반 두릅과 같이 뿌리를 따라 새순이 돋아난다고 한다. 땅두릅을 주시며 맛은 두릅보다 덜 하나 향이 강하다고 일러 주셨다. 땅두릅 이외에 나물을 한 가지 더 받았는데 그 이름을 잊어버렸다 ㅠ.ㅠ. 밭 옆 산자락의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땅두릅 새순이 올라오는 모양]

 

[이게 무슨 나물인지???]

 

[밭 옆 산기슭에 핀 진달래]

 

 

2008년 4월 12일 (토)

 

오전에 농장으로 나가 얼마 전 잘라놓은 나무로 완두콩 올릴 지지대를 만들고, 오이 망도 씌우고 점심식사를 하는데, 내가 있는 곳 가까이에 다람쥐가 나타나 어디선가 밤 한 톨을 주어서 먹고 있다. 아마 이 녀석 가족이 올해도 땅콩을 노릴 것이다. 오후에는 구멍 난 비닐을 깔고 줄콩을 간이 울타리에 심은 다음 도라지 순이 머리를 내밀기에 도라지 밭의 김을 매주다. 농장을 같이 가꾸는 제자는 감자 파종을 했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다람쥐가 어디선가 밤을 주어 먹고 있는 모습]

 

[완두콩 순을 올릴 지지대]

 

[전업 농군보다는 못하지만 오이 망을 그럴듯하게 ㅋㅋ]

 

[지난해 심은 도라지 순이 올라오기에]

 

[도라지 밭 2 이랑을 김매주다]

 

[망 가까이 줄콩을 심었다]

 

[농장을 같이 가꾸는 제자는 감자파종을 마치다]

 

[상추싹이 텃다]

 

[올해도 머위 꽃이 땅속에서 바로 올라온다]

 

 

2008년 4월 13일 (일)

 

농장에서 할 일이 많은데 오전에 비가 내린다. 오후에 중앙시장에 가보니 모종이 거의 다 나와 있다. 토마토 모종 12개(방울토마토 3개 포함)와 가지 모종 6개를 사가지고(각각 1,000원에 3개씩) 집으로 왔다가 농장으로 나가 심었다. 모종 심기를 마치고 옥수수, 작두콩, 수수 씨앗을 심고 나서 아래 밭 고추 심을 자리에 멀칭을 했다. 수수는 당초 심을 계획이 없었는데 집사람 친구가 씨앗을 주어 올해 처음 심어보는 것이다.

 

고추는 모종을 구입하여 4월 말이나 5월 초순에 심을 예정이나 거의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것이다. 아직 5분의 3정도를 더 만들어야 하며 올해는 고추 약 170대, 꽈리고추 10대, 피망 10대 정도 심을 예정이다.

 

[토마토 12개]

 

[가지 6개]

 

[참깨용 비닐을 깔고 옥수수 파종]

 

[안쪽엔 작두콩과 줄콩을 심고 바깥쪽엔 수수]

 

[고추 심을 자리]

 

[2006년에 사다 심은 매화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다]

 

[오늘도 서산에 지는 해를 볼 때까지 농장을 지키고...]

 

 

2008년 4월 15일 (화)

 

3월 말일에 뿌렸던 치커리, 청경채, 청갓, 근대가 싹이 트지 않았다. 묵은 씨앗인데다가 너무 일찍 씨앗을 뿌려 냉해도 입은 것 같다. 오후에 시내로 나가 근대(1,000원), 치커리, 청경채, 강화순무(각 2,000원) 씨앗을 구입하고, 지난해 팔다 남은 돌산갓 씨앗을 얻었다. 저녁 무렵 농장으로 나가 치커리, 청경채, 근대 씨앗과 청갓 대신 돌산갓을 뿌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강화순무 씨앗을 뿌렸다. 잘 될라나?

 

 

2008년 4월 17일 (금)

 

아침 일찍 농장으로 나가 완두콩 지지대를 세웠다. 완두콩은 파종시기가 조금 늦기는 했어도 싹이 잘 나왔다.

 

[올해는 완두콩을 많이 딸 것 같은데...]

 

 

2008년 4월 19일 (토)

[최고온도 29.2도]

 

오전에 농장으로 나가 시금치 씨앗을 뿌렸다. 시금치는 3월 하순경에 뿌리도록 되어 있는데 시기를 좀 놓쳤다. 남은 시간에 참깨 심을 자리에 멀칭을 하고 윗밭 고추 심을 자리의 멀칭도 마쳤다. 참깨는 5월 중순경 파종을 해야 한다는데 올해는 일찍 날이 더워져 좀 앞 당겨 볼 예정이다. 고추는 다음 주나, 5월 첫 주에 모종을 심을 예정으로 있다. 집에서 모종을 낸 맷돌호박을 밭으로 옮겨 심고, 얻은 인삼뿌리를 하우스 안에 작은 이랑을 만들어 심었다. 두릅을 처음으로 땄다.

 

[참깨 심을 자리에 멀칭을 하고]

 

[고추를 2곳으로 나눠 심기 위해 윗밭에도 피복해 놓았다]

 

[왼쪽은 맷돌호박 모종, 오른쪽은 강화순무 심은 곳]

 

[이곳에 인삼을 심기는 했으나 될지는 미지수]

 

[두릅이 지난해보다 일찍 올라왔다]

 

 

2008년 4월 20일 (일)

 

중앙시장에 나가 오이 모종 12개(3,000원), 애호박 12개(3,000원), 유자 3개(1,000)을 구입하여 밭에 심었다. 이 역시 예전보다 2주 앞당겨 심은 것이다. 집사람은 어제와 오늘 허브를 몇 종 심었다. 로즈마리, 라벤더 등. 오후에는 머위 밭 김매주고 일부를 윗밭으로 옮겼다.

 

[오이 모종 12개. 2개가 부족하다]

 

[애호박 모종 12개]

 

[유자 3개 - 본래 이름은 여주]

 

[머위와 머위 꽃]

 

[일부를 윗밭으로 옮겨 심은 머위]

 

[지난해와 같은 자리를 차지한 허브들]

 

 

이제 농장에는 꽃이 피고 푸르름이 더해간다.

 

[지난해에 씨로 심은 도라지]

 

[더덕 싹도 많이 올라왔다]

 

[만개한 조팝나무 꽃]

 

[복숭아 꽃을 찾은 나비]

 

 

2008년 4월 22일 (화)

 

저녁 무렵 농장에 나가보니 비닐피복 아래 땅콩 순이 올라오기에 구멍을 내 주고, 옥수수 순에 흙을 덮어주었다. 둑에 자라던 현호색과 지난 해 씨앗이 떨어져 새로 나온 금낭화를 옮겼다. 두 번째 두릅을 땄는데 1kg은 넘어 보인다. 부추도 첫 수확으로 거두어 부추김치를 담았다.

 

[땅콩이 약 95% 발아했다]

 

[옥수수 흙덮기]

 

[씨에서 새로 나온 금낭화]

 

[옮겨 심은 현호색]

 

[두 번째 딴 두릅]

 

[첫 부추 수확 -> 부추김치로]

 

 

4월 농사의 반성 : 우선 지난해 이전에 구입한 씨앗을 아까운 마음에 뿌렸다가 발아율이 많이 낮았다. 시기가 지난 씨앗은 발아율도 낮지만 열무, 알타리무 등은 꽃대가 일찍 나오기 때문에 그 해가 지나면 버리기로 했었는데 또 실수를 한 꼴이 되었다. 앞으로는 겨울이 되면 무조건 버리기로 했다. 둘째, 올해는 일찍 기온이 올라가기에 오이, 가지, 토마토 등을 앞당겨 모종을 심었는데 이것 또한 실수였다. 4월에 그렇게 덥던 날들이 어찌된 영문인지 4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 저온으로 도대체 발육이 되지 않는다. 선조들의 절기를 지키는 지혜가 다시 한 번 놀랍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년에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아야겠다.

 

[4월 농사일지 끝]